[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마케팅 움직임이 거세다. 최근 휴대폰 업체, 게임 업체 등은 BTS를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바일 육성 게임, 리듬게임 등에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LG전자 출시 예정 스마트폰 'G7씽큐' 광고 모델로 선정된 방탄소년단이 단체로 검은 머리를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사진은 방탄소년단 팬들 사이에서 '단체 흑발샷'이라고 불린다. 출처=LG전자

LG전자는 스마트폰 ‘G7’에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LG전자가 K팝 스타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관련 기사가 나가자 온라인 기사 댓글에는 스마트폰을 G7으로 바꾸겠다는 댓글이 연이어 이어지고 추천 수를 가장 많이 받았다.

이런 반응은 해외 SNS상에서도 눈에 띈다. LG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중남미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점을 BTS를 스마트폰 출시 모델로 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퍼블리싱 업체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게임 ‘BTS 월드’를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 게임은 이종 문화 콘텐츠의 융합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방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이며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 4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게임 개발·공급 업체 달콤소프트는 앞서 지난 1월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리듬게임 ‘슈퍼스타BTS’를 한국, 동남아 등에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약 2달 만에 누적다운로드 500만건을 돌파하며 방탄소년단 팬덤의 위력을 보여줬다. 달콤소프트는 몇 년 전 가수들의 IP(지적재산권)을 사용한 ‘슈퍼스타SM타운’, ‘슈퍼스타JYP’ 등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단독 아티스트로 게임을 만든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슈퍼스타BTS는 지난 3월 29일 미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달콤소프트에 따르면 아직 미국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실적은 집계하지 않았지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 이 게임이 스페인, 브라질 등에서도 SNS에 빠른 출시를 바란다는 요청이 뜨겁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방탄소년단이 재계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에 대해 “기획사는 방탄소년단의 본업인 가수 활동에 충실했으며 산업계 마케팅을 따로 준비한 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방탄소년단 마케팅이 효과를 내는 이유는 몇 가지다. 우선 SNS 팔로워 수가 많다. 이 숫자는 마케팅 파워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한국 포털사이트 D사의 방탄소년단 공식 카페 회원 수는 약 85만명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유튜브 채널인 ‘ibighit’는 구독자 수가 약 1085만명 수준이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수는 1421만명이다. 방탄소년단 관련 제품을 출시했을 때 SNS 팔로워 10명 중 1명만 제품을 사도 벌써 140만개가 팔린다. 팬카페 회원 수의 약 16배가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으니 해외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뜨겁다는 것은 입증됐다고 볼 수 있겠다.

해외 활동의 성과도 한몫 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표 토크쇼 엘렌 쇼, 지미 키멜 쇼, 레이트 쇼에 출연하며 미국 공영 방송 3사에 출연했다. 2016년 10월 발매한 정규 2집 <윙스(WINGS)>는 빌보드 차트 26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무대에 아시아 뮤지션 최초로 올랐다.

방탄소년단이 국내외 팬들에게 매력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던 분석 중 가장 유력한 건 차별화된 SNS 마케팅이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트위터로 멤버들을 공개했다. 공중파에서 갖춰진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SNS를 이용해 사소한 일상을 공유했다. 유튜브를 이용해 일상 영상, 안무 영상, 방송 전 대기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팬들과 소통했다. SNS를 이용해 팬들과 가깝게 소통한 점은 방탄소년단의 팬덤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SNS 마케팅은 방탄소년단의 데뷔인 2013년에 유튜브, 트위터 등이 전성기를 맞이하며 더 큰 시너지를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