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수현 현 해커스, 에듀윌 영어 전문 강사] 미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공연을 뽑으라면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뽑는 사람이 단연 압도적이다. 실제로 미국에 내로라하는 스폰서 회사들은 수천억을 들여서 공연을 준비하고 중간타임 광고에 들어가기 위해 혈안이다. 그중 가장 최고의 슈퍼볼 공연을 뽑으라고 한다면 필자는 단연 2016년 콜드플레이, 비욘세, 브루노 마스의 합동공연을 예로 들고 싶다.

이 공연이 최고인 이유를 꼽자면 너무나 완벽했던(이상적인?) 팀워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첫 공연은 콜드플레이의 단독무대였다. ‘Viva la vida’라는 장엄한 노래로 공연을 시작했다. 무대 디자인부터 수많은 댄서 및 관중들의 환호 속으로 콜드플레이의 매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진짜 하이라이트는 여기서부터다. 갑자기 펑키한 목소리의 보이스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브루노 마스가 등장하는 게 아닌가. 화려한 퍼포먼스에서 칼군무와 같은 정교한 움직임. 제2의 마이클 잭슨이라고 불리는 브루노 마스의 합류였다.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콜드플레이의 공연에 이어 짜릿함을 더했다.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비욘세였다. 비욘세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환호는 하늘을 찔렀다. 비욘세의 화려한 춤사위와 파워풀한 노래에 사람들은 넋이 나갈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세 슈퍼스타 팀의 공연시간이다. 전체 15분 공연 중 13분이라는 대부분 시간이 콜드플레이가 했다. 브루노 마스와 비욘세의 단독공연은 평균 1분이다. 그리고 셋이 합동해서 부르는 공연이 10초 정도였다. 쉽게 말하면 콜드플레이의 단독공연에 브루노 마스와 비욘세가 게스트로 나와서 한두 곡 부르는 정도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슈퍼볼 공연을 본 시청자의 느낌에는 콜드플레이보다 브루노 마스와 비욘세의 공연이 더 뇌리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인지도 측면이나 공연의 퍼포먼스 측면에서 브루노 마스와 비욘세를 더 우위에 두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욘세나 브루노 마스는 메인무대를 콜드플레이에게 양보하고 훨씬 짧은 공연이지만 조연 역할에 충실했다. 그 결과 메인보다 조연이 더 빛났던 짜릿함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세 명 모두가 슈퍼스타인데, 13분의 공연 중 한 명이 무대를 독차지하고 나머지는 고작 1~2분간 하는데 아쉬움이 없지 않을까. 그런데도 세 명이 모두 함께 어우러진 정말 손꼽히는 공연이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욕심내지 않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 팀에게 전적으로 주도권을 넘기되, 1분 남짓한 공연에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비욘세와 브루노 마스의 관대함에 관객들은 수준 높은 매너로 찬사를 보냈다. 결국 공연은 더욱 빛났다.

필자가 대기업 출강이나 회사에서 노련한 중역들과 만나서 영어수업을 하다 보면, 신입사원을 뽑을 때 튀는 사람보다는 잘 섞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회사에서는 대부분 팀으로 이루어져 일하므로, 자기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잘 듣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기 때문이다. 최고의 작품을 위해서 적절한 조연들이 제 역할을 해줄 때 비로소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에,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자기가 좋은 팀원이 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찰해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