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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세 번째' 데드라인…GM의 법정관리 언급 이유는

의문의 데드라인 20일…노조 압박? 협상 압박?

장영성 기자 runforres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4.16  19: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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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GM 본사가 한국GM 부도를 언급하면서 노사협약 데드라인으로 정한 20일이 다가오고 있다. GM이 정한 시한이 임박했지만 노사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GM의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20일까지 자구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GM이 언급한 법정관리도 신청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GM이 한국GM을 법정관리 신청하면 약 3조원의 채권 손실이 불가피 하다. 게다가 GM은 산업은행에 27일까지 투자협약서를 요청한 상태다. 이 때문에 20일까지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GM의 태도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GM의 법정관리 신청 언급은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려는 용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자전환에서 차등감자를 거부한 GM은 데드라인을 연기하면서 정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해오고 있다.

   
▲ 한국GM 군산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GM의 ‘세 번째’ 데드라인

16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정한 데드라인은 GM이 이득을 취하면서 거듭 미뤄져 왔다”라면서 “이번 20일 법정관리 시한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GM이 자금 유동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데드라인’을 공언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신차 배정 시한’을 정했던 2월 말이다. 당시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무기로 정부와 산은의 조건부 신규투자 참여 방침을 끌어냈다. 3월에는 노조의 임금 동결과 성과급 포기 등의 양보도 얻었다.

당시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 비용감축 등을 위한 한국GM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2월 말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3월 말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사태에 이르게 된다”라고 말했다.

2월 말 데드라인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3월 말로 미룬 것. 이 기간에 GM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지난 6일 예정됐던 2017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GM은 노사 간 협상에 진전이 없자 데드라인을 4월로 넘겼다. 이번에는 ‘부도’ 시한으로 언급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댄 암만 미국 GM 총괄사장은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조정 합의의 마감 시한은 오는 20일"이라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뉴시스

GM이 데드라인을 거듭 연기한 것에 대해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GM은 20일까지 법정관리 시한을 놓고 산업은행에 오는 27일까지 투자협약서를 달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면서 “이번에도 시한을 또 넘기면서 자금을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배리 앵글 사장은 27일까지 산업은행에 한국GM에 대한 투자확약서를 달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GM은 STX조선 때와 다르다. 20일까지 노사가 합의하고 자구안을 제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라면서 “GM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20일 데드라인을 넘길 경우 한국GM의 법정관리 신청을 언급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약 3조원을 빌려준 GM은 채권이 모두 동결되면서 큰 손실을 보게된다. 대주주인 GM이 한국GM 경영을 악화시켰다는 증거가 산업은행 실사를 통해 드러난다면 GM이 한국GM 경영권을 상실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한국GM 실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3일 “실사 핵심은 이전가격 문제인데 글로벌 전략, 세금 문제와 관련돼 있어서 산은이 원하는 만큼 GM이 자료를 내놓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실사관련 자료 제출 지연문제가 생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7일이 한국GM의 새로운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7일까지 한국GM의 필요자금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등 4억5000만달러(약 4800억원)에 달한다.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유동성 고갈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 성주영 산업은행 부행장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맨 오른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맨 왼쪽). 사진= 뉴시스

돈줄 마르자 본색 드러내는 GM

GM은 노사 간 협상의 진전이 없고 차입금 만기가 다가오자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GM이 제시한 한국GM에 10년간 28억달러(약 3조원)의 투자는 유상증자가 아닌 대출 형태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과정에서 차등감자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배리 앵글 사장은 지난 13일 성주영 산업은행 부행장과 만나 한국GM이 빌려간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출자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20대 1 비율의 차등감자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GM이 27억달러를 출자전환하면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은 17%에서 1% 미만으로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차등감자를 하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소수주주권을 상실하게 된다. 소수주주권은 지분 15% 이상을 말한다. 소수주주권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앞서 GM은 출자전환 이후 지분비율만큼 신규자금을 한국GM에 넣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차등감자 없이 출자전환하면 산업은행만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GM은 채권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정부와 산업은행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GM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라면서 “애초부터 법정관리를 통해 산업은행이 GM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어야만 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산업 정책 연구 관계자는 "GM이 정부와 산업은행을 압박해서 양보를 얻으면 이익이고, 얻지 못하면 한국GM 철회 명분이 생기게 된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협력업체와 노동자에대한 구제책을 준비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는다면, 한국GM을 법정관리에 넣고 GM의 책임을 끝까지 묻는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행위 규범을 만드는 사례를 정부가 나서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정부 지지율이 높은 현재가 적절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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