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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답이다] “취약계층 복지, 민관이 함께 찾아야”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자본 물길 바꿔 따뜻한 사회 만들고파”

양인정 기자 lawya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4.19  12: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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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금융위는 지난 4일 사회적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정부와 공공부문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사회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 협의회 개최 취지였다. 또 민간 참여를 적극 유도해 나간다는 것도 천명했다.

자칫 추상적인 메시지로 이해될 뻔한 금융위의 발표가 보다 선명하게 다가왔던 것은 기자가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와 전날 가졌던 인터뷰 때문이었다.

금융위는 이날 사회적금융에 대해 ‘정부의 손길이 닿기 어렵거나 정부의 관여가 비효율적인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민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곽 대표는 사회적 금융에 대해 “결국 사회성과연계채권(社會成果連繫債券) 즉, SIB(Social Impact Bond)로 귀결되고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답을 내놨다. 사회성과연계채권을 도입하고 저변확대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팬임팩트코리아 곽 대표를 만나 그가 갖고 있는 확신의 근거를 들어봤다.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조화로운 복지사업 시스템 널리 알리고 싶어”

‘자본의 물길을 바꿔 세상을 변화시킨다.’ 곽 대표가 몸담고 있는 팬임팩트코리아(Pan-Impact Korea)의 사훈이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회사의 미션 이외에 사훈만으로도 알아챌 수 있는 SIB 설립목적이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SIB는 ‘사회성과연계채권’으로 번역되고 통용된다.

최초의 SIB사업은 2010년 영국 피터버러시(市)에서 시작됐다. 피터버러시는 당시 높은 범죄자들의 재범률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평균재범률이 60%를 넘고 교도소 수감자 1명당 수감비용만 연간 4만파운드(6800만원)가 지출됐다.

이때 소셜 파이낸스(Social Finance Ltd. UK)라는 비영리기관이 재범률을 낮추는 교육으로 재범률을 떨어뜨려 보겠다며 SIB구조를 설계해 시와 기업에 제안을 했다. 세계적 자선 단체인 록펠러 재단 등 17개 기업과 단체로부터 총 500만파운드(약74억원)를 유치했다. 소셜 파이낸스는 곧바로 재범률을 줄이는 교육 사업을 시작, 재범률을 낮추는 데 성공하자 시는 예산을 편성해 기업 등이 투자한 원금에 이익을 얹어 지급했다.

이 모델은 결국 사회문제를 투자상품화한 것으로서 ‘자본의 물길을 사회문제로 돌리면 돈이 된다’는 공식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곽 대표는 SIB에 대해 “민간기관이 정부 또는 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기업의 투자로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라며 “사업의 성과가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예산을 집행, 집행된 예산은 투자한 기업의 수익으로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SIB의 개척자다. 곽 대표는 2011년 처음으로 서울시에 SIB 정책을 제안했다. 초기 SIB가 생소했던 시 공무원들을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했다. 이내 근거 조례가 없어 채택이 불가능하다는 제도적인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곽 대표는 멈추지 않고 SIB를 공감하는 한 시의원과 함께 SIB사업의 TF팀을 구성하고 조례를 제안했다.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되고 나서야 SIB는 사람들에게 첫선을 보이게 됐다. 현재 제1호 SIB사업인 ‘경계성 지능아동’의 교육 모델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 첫 SIB사업이기도 했다. 이 사업에 팬임팩트 코리아는 사업운영기관으로 서울시와 사업계약을 맺고 사단법인 피피엘(People and Peace Link),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유비에스증권(UBS Securities)로부터 약 11억원의 투자를 받아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팬임트코리아 곽제훈 대표는 "기업이 기부에 배정된 재원을 SIB에 투자한다면 사회문제에 기여하면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동시에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호주 영주권자이기도 한 그는 시드니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호주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그는 먼저 군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제대 후 곽 대표는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 연구회에서 기획평가실 기획팀원을 거쳐 2011년까지 증권회사에서 해외 증권 트레이닝 전략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가 사회적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 곽 대표는 직장 내 자원봉사 기회에 사회적금융 관련 교육을 받고 이 분야에 몰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사회연대은행에서 사회적금융 프로젝트매니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SIB 연구에 뛰어 들었다.

곽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막연히 고국에서 공공성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바람은 회사명에 잘 담겨 있다. ‘널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의 팬임팩트 코리아(Pan-Impact Korea)가 그것이다.

“기업이 기부에 배정된 재원을 SIB에 투자한다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사회문제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 곽 대표는 SIB투자의 효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팬임팩트 코리아가 SIB에 대한 개념과 그 효용성을 기업과 민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팬임팩트코리아는 우리나라 최초의 SIB사업의 기획, 운영기관이다. 회사는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으로서 각 지자체 SIB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곽 대표는 “매번 복지문제와 관련 진영 간의 소모적 논쟁이 SIB로 조화롭게 종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생각이 한때 복지논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사회문제가 예산의 제약성으로 한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SIB 제도로 복지, 환경, 보건 분야에 있어서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절감된 예산으로 다른 공공사업에 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청년실업에 대한 SIB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문제도 SIB를 적용할 수 분야”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SIB가 차세대 SIB사업 핵심이 되고 그 중심에 팬임팩트 코리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스마트계약서’, 모방에서 창조의 SIB로
SIB는 채권(Bond)이지만 본질은 팬임팩트코리아 같은 운영기관이 민간 투자자와 맺는 계약이다. 따라서 보통의 채권과 다르게 유통성이 없다. 용어의 유례에서 사용상 착오가 있었다는 것이 곽 대표의 설명이다.

“SIB가 갖는 태생적 한계라는 것이 있다. 하나는 유동화가 어려워 기업이나 단체의 투자금이 SIB사업의 성과가 날 때까지 묶여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업의 성과 측정 계산 방식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SIB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구성해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개발했다.

스마트 계약은 블록체인에 설치된 프로그램으로 특정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중개자나 중앙 서버 없이도 계약 기능을 통해 자원이 자동 교환된다. 투자자는 스마트 SIB계정과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안정성, 정확성, 투명성이 모두 보장된다.

그는 이더리움에 첫 스마트 SIB를 등록했다. 곽 대표는 “이 방식으로 SIB투자계약의 권리를 안전하고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곽 대표가 블록체인과 SIB를 연계함으로써 기업의 투자가 주식과 같이 지분화되어 유통이 가능해졌다. 본래 계약인 SIB가 블록체인 방식으로 채권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해지게 된 것.

팬임팩트 코리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최근 서울시 제1호 SIB사업의 투자자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및 사단법인 피피엘에 지분 유통이 가능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스마트 컨트랙트 111만 단위를 전송했다.

SIB사업은 성과가 측정돼 예산으로 투자자가 성과보상금을 받는 형식이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성과보상금 산출이 매우 복잡할 수 있는데, 블록체인 방식의 SIB는 모든 수리적 계산을 미리 프로그래밍해둬, 사업종료 후 몇 가지 측정결과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성과 측정이 가능해진다.

곽 대표는 “다만 블록체인 방식의 SIB로 지분교환이 활성화되려면 다양한 SIB사업 시장이 형성돼 장기적으로 투자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지향점은 명확했다. 곽 대표는 “스마트컨트랙트의 고안으로 복지 사업의 지평이 넓어지고 그것이 곧 투자시장으로 변모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그 중심에 언제나 팬임팩트 코리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임팩트 코리아의 블록체인 SIB방식은 SIB를 처음 고안하고 활성화한 유럽보다 먼저 개발되고 적용됐다. SIB는 모방했지만 곽 대표가 이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곽 대표는 “팬임팩트코리아는 앞으로 임팩트투자 시장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으로 임팩트투자가 확산된 것처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스마트 임팩트투자’의 시대를 여는 탐험을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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