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집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집을 갖고 싶어하며 부모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출처= EJ Insigh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홍콩의 주택 가격이 가계 소득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젊은 층의 주택 구매자는 부모의 재정적 도움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서치회사 데모그라피아(Demographia)에 따르면, 홍콩의 가구당 소득 중간값은 31만 9000 홍콩 달러(4350만원)으로, 지난 해 도시 아파트의 평균 가격 619만 홍콩 달러(8억 5천만원)의 5%에 불과했다.

지방 은행의 고객관리팀징으로 일하고 있는 32세 리키 응은 금년 말 결혼식을 앞두고 최근 6개월 동안 살 만한 집을 찾았다. 그와 그의 약혼자는 결국 홍콩 섬의 북쪽 카오룽(Kowloon, 九龍)의 새 개발 지역에 있는 173 ft2(약 5평) 아파트를 379만 홍콩 달러(5억 2천만원) 주고 살 수 있었다.  

그는 "나중에 집을 늘려가려면 처음에는 작은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부모가 이 집의 계약금을 내도록 집 값의 5%를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은 400만 내지 700만 홍콩 달러짜리 집의 경우, 대개 20~40%의 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홍콩의 헨더슨 부동산 개발(Henderson Land Development Co.)의 영업담당 임원 마크 한은 “홍콩의 집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집을 갖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사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소매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는 35세의 잭 리는 그와 그의 누이가 곧 은퇴하는 부모님 근처 아파트를 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님이 자신들의 저축을 축내 계약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을 도와 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부모님께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저 혼자 계약금 전액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 출처= ZeroHedge

부동산 컨설턴트와 자산 분석가들은, 지난 10년간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가라 앉히려는 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만 부추겼다고 비난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에 대해 1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으로 일부 집 주인들이 매매를 기피하면서 기존 주택의 공급을 압박해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새 주택 개발지구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까다로워진 담보 대출 기준은 젊은 주택 구매자들이 계약금을 마련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홍콩의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홍콩금융관리국(Hong Monetary Authority)의 대변인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 상태에 있기 때문에 투기금지조치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