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홍콩의 주택 가격이 가계 소득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젊은 층의 주택 구매자는 부모의 재정적 도움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서치회사 데모그라피아(Demographia)에 따르면, 홍콩의 가구당 소득 중간값은 31만 9000 홍콩 달러(4350만원)으로, 지난 해 도시 아파트의 평균 가격 619만 홍콩 달러(8억 5천만원)의 5%에 불과했다.
지방 은행의 고객관리팀징으로 일하고 있는 32세 리키 응은 금년 말 결혼식을 앞두고 최근 6개월 동안 살 만한 집을 찾았다. 그와 그의 약혼자는 결국 홍콩 섬의 북쪽 카오룽(Kowloon, 九龍)의 새 개발 지역에 있는 173 ft2(약 5평) 아파트를 379만 홍콩 달러(5억 2천만원) 주고 살 수 있었다.
그는 "나중에 집을 늘려가려면 처음에는 작은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부모가 이 집의 계약금을 내도록 집 값의 5%를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은 400만 내지 700만 홍콩 달러짜리 집의 경우, 대개 20~40%의 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홍콩의 헨더슨 부동산 개발(Henderson Land Development Co.)의 영업담당 임원 마크 한은 “홍콩의 집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집을 갖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사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소매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는 35세의 잭 리는 그와 그의 누이가 곧 은퇴하는 부모님 근처 아파트를 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님이 자신들의 저축을 축내 계약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을 도와 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부모님께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저 혼자 계약금 전액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부동산 컨설턴트와 자산 분석가들은, 지난 10년간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가라 앉히려는 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만 부추겼다고 비난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에 대해 1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으로 일부 집 주인들이 매매를 기피하면서 기존 주택의 공급을 압박해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새 주택 개발지구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까다로워진 담보 대출 기준은 젊은 주택 구매자들이 계약금을 마련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홍콩의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홍콩금융관리국(Hong Monetary Authority)의 대변인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 상태에 있기 때문에 투기금지조치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