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 에어크래프트 컴퍼니(Honda Aircraft Company)의 후지노 미치마사 최고 경영자(CEO).      출처= Honda Je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후지노 미치마사(藤野 道格)는 30년 전 혼다 자동차의 자동차 엔지니어링부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언젠가 “하늘을 나는 스포츠 카”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그의 프로젝트는 한 때 취소되기도 했고, 개발, 설계, 절망을 거듭하면서, 마침내 그의 비전이 실현되었다.

혼다의 4~5인승 제트기는 날렵하면서도 안정적이다. 이 회사는 이 제트기를 한 달에 4대 생산한다. 성능(1분 안에 3990피트(1200m) 상공으로 치솟는다)과 연비는 업계 최고 수준이며, 가격은 490만 달러(53억원)다.

후지노는 현재 혼다 그룹의 항공기사업부문 자회사 혼다 에어크래프트 컴퍼니(Honda Aircraft Company)의 최고 경영자(CEO)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비행기를 고객에게 직접 인도한다고 말했다.

"혼다제트(HondaJet)는 제게는 예술 작품이자 자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인도받고 흥분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제가 직접 제트기를 인도하지요. 그것이 저의 보람이니까요.”

이제 50대 후반인 후지노는 26살 때 처음 미국에 가서 상업용 제트기 무역 박람회에 참석했다. 그는 “그 때 언젠가는 ‘내 손으로 설계한 제트기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 했었다.”고 회고했다.

혼다제트는 2005년에 처음 일반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필요한 테스트가 늘어나면서 최근에야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혼다는 최근 유럽의 에어 택시 서비스 회사인 윌젯(Wiljet)으로부터 16대의 대량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GE도 임원용으로 여러 대의 제트기를 구입한 중요한 고객이다.

후지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떤 구체적인 결과도 없이 인내해야 했던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몇 번 이나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일본의 마라톤 선수 키미하라 겐지에게 깊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42 km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요. 항상 다음 장대가 서 있는 곳까지 달리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거의 포기하고 싶었을 때 나도 ‘3개월이나 6개월만 더 노력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30 년이 되었군요. 하지만 나는 언제나 단기 목표를 세우고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혼다의 상업용 제트기 '혼다제트'가 2017년에 43대의 출하 실적을 기록, 미국 세스나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혼다제트는 비즈니즈용 제트기 최대 시장인 미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작년에는 북미시장이 호조를 보인데다 유럽 납품도 증가했다. 개인용과 법인용이 각각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인승 혼다제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엔진을 주날개 위에 둔 독특한 설계다. 동체에 엔진을 붙인 경쟁기종에 비해 실내 공간이 넓고 소음이 적다. 세계적인 유가 인상도 판매증가에 일조했다. 혼다제트는 항공기 메이커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트엔진을 자사에서 공급받아 연비성능이 경쟁 기종에 비해 최대 20% 정도 높다.

상업용 제트기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혼다제트가 중점을 두고 있는 10인승 이하 '초소형기 부문'은 수요가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미국 항공기제조자협회(GAMA)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상업용 제트기 전체 출하 실적은 676대로 전년 대비 1.3% 늘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수요가 정점에 이르렀던 2008년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조종사를 포함해 정원 10명 미만인 초소형기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주로 도시간 이동에 이용되는데, 회전반경이 좁아 상황대처가 쉬운 교통수단으로 부유층이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많고 기업이나 항공기 운항회사용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