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레진코믹스의 한국 웹툰 수출 100억원 기록을 이끈 레진코믹스 영문(미국) 사이트. 출처= 레진코믹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우리나라 작가들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기반 연재 만화인 '웹툰(Webtoon)'이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콘텐츠로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보여주고 있다.

유료 웹툰 서비스 업체의 대표 격인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일 실적발표에서 “2017년 매출액은 전년(398억원)보다 약 29% 성장한 513억원을 기록했다"면서 "이 중 100억원은 레진코믹스가 수출한 한국 웹툰의 해외결제"라고 밝혔다.

해외결제액은 레진코믹스가 직접 진출한 미국·일본, 그리고 현지 온라인 업체와 협업해 간접 진출한 중국시장 실적의 합으로 2016년 해외결제액 27억원에서 약 4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의 규모는 약 8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액수로만 보면 레진코믹스의 해외 매출 100억원이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지만, 2차 창작물이 아닌 웹툰 콘텐츠 그대로를 해외로 수출해 수익을 올리는 국내 유일의 업체가 레진코믹스임을 감안하면 100억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레진코믹스의 해외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미국 시장의 성장이었다. 레진코믹스가 2016년 1월 진출한 미국시장의 지난해 매출(결제액)은 66억원을 기록해 전년의 8억원 대비 755% 성장이라는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2015년 하반기 진출한 일본시장에서도 지난해 29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해 전년(19억) 대비 47% 성장했다. 지난해 봄 웹툰 플랫폼 ‘콰이칸’을 통해 한국 작가들의 개별 작품으로 진출한 중국시장에서도 첫 달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 일본 만화시장으로도 서비스 되고 있는 레진코믹스. 출처= 레진코믹스 재팬

레진코믹스는 약 800편의 연재 웹툰을 포함, 약 6500편의 유료 만화를 온라인으로 제공 하고 있다. 이중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 웹툰 약160편을 영어로, 일본시장에서는 한국 웹툰 약130편과 일본만화 약 300편을 일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일련의 성과를 거둔 레진코믹스는 2013년 6월 40편의 유료 웹툰 서비스로 시작, 포털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에는 ‘오늘의 우리만화상(단지)’, ‘대한민국 만화대상 문체부 장관상(김철수씨 이야기)’, ‘SF 어워드 대상(오딧세이)’ 등 굵직한 콘텐츠 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IP(저작권)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처음 제작한 저예산독립영화 <밤치기>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감독상’과 ‘오늘의 배우상’을 수상하고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받기도 했다.

레진은 이처럼 유료 웹툰시장의 확장을 이끌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웹툰 관련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현재 레진코믹스의 직접 고용인원(임직원)은 116명, 직접 계약한 프리랜서 작가는 761명, 에이전시 간접계약 작가는 67명이다. 

영업의 손익 측면에서 레진코믹스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작품 프로모션 등 영업비용 증가로 전년도 8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회사 매출 중 가장 많이 지출된 항목은 작가들에게 지급되는 작품 사용료(작가정산)로 249억원(매출의 48.5%)이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익규모에 비해 과도한 비용 지출로 인한 영업적자의 증가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회사의 큰 영업적자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2014년 NC소프트로부터 받은 50억원, 그리고 2016년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 에쿼티로부터 받은 500억원의 투자금이 있어 당장의 자금 운용에는 큰 문제가 없고, 해외시장의 성장으로 마케팅 비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실적은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레진코믹스를 시작했고 더 좋은 만화를 고객들에게 제공해 만화가들이 작품을 창작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논란이 된 웹툰 작가들에 대한 처우 문제는 여러 방법으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불거진 회사에 대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법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년도 외부 회계감사를 마친 레진엔터테인먼트는 3월 말 정기 주주총회 후 4월 금융감독원 공시로 지난해 실적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개 기업이 아닌 레진엔터테인먼트는 기업 실적을 공시할 의무는 없지만 올해부터는 투자자들과 고객들에게 회사의 사업 구조를 더 투명하게 설명하기 위해 실적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