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서온 기자] 시공사 보증의 중도금 대출 무산과 강남구청 분양 승인 지연으로 2번의 견본주택 개관이 미뤄졌던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지난 12일 최종 분양승인을 받고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226 일대에 문을 열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은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전체 60% 중 40%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물량 대부분이 10억원이 넘기 때문에 은행을 통한 중도금 대출이 막혀 있다. 정부는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향후 계약자들은 분양금 전액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단지 분양가는 3.3m²당 평균 4160만원이다. 전용 84m²의 경우 분양가가 12억 초반대에서 14억 초중반대까지 형성돼 있다.

중도금 대출은 불가능해졌지만, 올해 강남권 첫 분양에 나선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 앞은 오픈 전부터 찾아온 내방객들로 도로변 한 블록을 지나 인근 마트까지 이어져 단지에 쏠린 그간의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50대 신모씨는 “새벽 6시부터 줄선 고객들이 있다고 기사가 쏟아져 나오지만 먼저 들어간 지인은 새벽 5시쯤에 도착했다. 그때도 먼저 온 사람이 있었다”면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줄 몰랐다. (청약 당첨이) 되기만 하면 앉아서 4~5억은 그냥 번다는 로또 단지의 위엄인가 싶다”고 말했다.

▲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이 청약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개포주공8단지 공무원아파트의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에 본격 나섰다.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4길 17 일대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5개동 총 1996세대 중 1690세대(전용면적 63~176㎡)가 일반 분양된다. 이는 강남권 재건축 사업 최대 규모의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 별로 ▲63㎡ 188세대 ▲76㎡ 238세대 ▲84㎡ 772세대 ▲103㎡ 240세대 ▲118㎡ 204세대 ▲132㎡ 42세대 ▲173㎡PH 5세대 ▲176㎡PH 1세대다. 일반분양 세대의 약 71%(1198세대)이상이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이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8일, 3.3㎡당 평균 분양가 4160만원으로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분양 보증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발급받았다. 이는 지난해 9월 개포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됐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분양가(4160만원)와 동일하다.

개포택지개발지구(강남구 일원동, 개포동, 도곡동 일대)는 약 4만10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신도시급 규모의 주거지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그 중에서도 핵심 입지에 자리하고 있어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바로 옆에 붙어있고 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가까운 더블 역세권 단지로 편리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강남구 도곡동에서 견본주택을 찾은 60대 송모씨는 “지난해 9월 분양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를 포함해 개포 일대 재건축 단지들 중에서 가장 좋은 입지라고 생각한다”면서 “현관 양쪽 수납장이 많아 공간활용도는 높지만, 드레스룸과 파우더 룸이 요즘 분양하는 단지들 치고는 좁고 답답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 16일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단지는 영동대로와 맞닿아 있고, 양재대로가 인접해 강남은 물론 서울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의 진입도 용이해 수도권 전역으로의 이동 또한 수월하다. SRT수서역과 삼성역, 학여울역도 가깝다. 삼성역 일대는 GTX노선 등이 지나가는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광역 교통망은 더욱 편리해질 예정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강남8학군 내에 속하며, 주변에는 일원초, 중동중․고, 개원중, 경기여고, 중산고, 휘문중․고 등 이 있다. 대치동 학원가도 인접해 있다. 단지 주변에는 양재천과 대모산, 개포공원, 달터근린공원 등 녹지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삼성서울병원, 코엑스, 코스트코 양재점 등의 편의시설도 위치해 있다.

개포택지지구 내에서도 노른자 위치에, 생활 인프라가 잘 구축된 올해 첫 강남권 분양에 모여든 수요자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시간에도 한 블록을 감싸고 줄지어진 내방객들의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분양관계자 측은 ‘입장 대기시간 최소 3시간 이상, 상담 대기시간 최소 6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오픈 당일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문자를 돌렸다.

이처럼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든 이유가 그저 누구나 꿈꾸는 강남권 입성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올해 첫 분양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포함된 개포택지지구내에 분양을 마친 단지들의 분양권을 살펴보면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2019년 2월 입주예정)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현재 19억8000만원~21억9000만원대에,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2019년 8월 입주예정)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21억2000만원~22억8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동일면적대 분양가는 12억 초중반대~14억3000만원대까지 책정돼 당첨되면 인근 시세와 비교해 5~7억원대 차익을 그냥 얻을 수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50대 한모씨는 “나는 청약 1순위 조건이 되지 않지만, 1순위 자격을 갖춘 동생내외와 아들 부부, 사돈의 팔촌까지 다 데리고 왔다”면서 “어떻게든 되기만 하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 16일 정오가 지난 시간에도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의 입장 대기줄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전용면적 85㎡이하는 가점제 100%로, 85㎡초과는 가점제 50%와 추첨제 50%로 당첨자를 뽑는다. 미계약분에 대한 예비당첨자 비율을 80%로 높여 미계약분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청약 1순위 조건은 서울 거주 1년 이상 세대주, 무주택 또는 1주택자다. 중도금 대출 불가로 전용면적 84㎡의 경우 계약금 10%(약 1억2000만원)와 중도금 60%(약 8억원) 등 9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로또 청약이라며 흥분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는 내방객들도 있는 반면, 현금 부자들을 위한 잔치라 못 먹는 감에 불과하다는 수요자들도 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견본주택을 찾은 40대 한모씨는 “자금이 있는 사람들이야 중도금 대출에 연연 하겠냐”면서 “그래도 모아둔 돈과 대출을 끌어 모아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계약금에 중도금까지 9억원은 힘들다. 돈 있는 사람들은 대출을 안 받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대출마저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분양관계자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풍부한 미래가치를 가진 개포택지개발지구에서도 최적의 입지에 있는 만큼 편리한 교통과 우수한 교육여건, 다양한 편의시설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랜드마크 단지”라면서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의 핵심기술과 특화설계가 집약되는 아파트로 분양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말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는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12길 25(양재동 226번지) 양재 화물터미널 내에 마련됐으며, 입주는 2021년 7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