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2월 25일 폐막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시범서비스가 이뤄졌다. 여기에 초고화질(UHD) 중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ICT올림픽’이란 평가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최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보는 올림픽’에서 더욱 생생하게 ‘즐기는 올림픽’으로 진화했다. 올림픽 현장에서 언제 어디서든 스포츠 이벤트에 최적화한 ICT 기술이 총동원돼 경기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선보인 ICT 기술로 관람객들은 봅슬레이와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 피겨 등의 경기를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다. 봅슬레이는 선수 시점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피겨스케이팅 경기 장면을 멈춘 뒤 360도로 돌려가며 감상할 수 있어 탄성을 자아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한 마디로 세계 최초의 5G 시범서비스 시연장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타임슬라이스, 선수의 시점에서 경기 영상을 제공하는 싱크뷰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안방에서도 올림픽 경기를 다양하게 실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삼성전자와 KT, 한국전력, 인텔, 알리바바 등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후원사들은 평창과 강릉 올림픽파크 등에서 자사의 5G 관련 기술력을 널리 알렸다. 국내외 업체들의 기술력을 보면 5G의 상용화는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GPP(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는 지난해 12월 5G 상용화를 위한 역사적인 첫 발을 떼었다. NSA(논스탠다드 얼론 Non-Standalone) 기술 표준을 마련해 4G에서 5G로 넘어갈 수 있는 이론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상용화된 4G LTE에 5G의 기능 일부를 도입한 표준인 NSA는 통신의 현재에서 미래로 넘어가는 일종의 연결고리다. 3GPP는 올해 6월 5G 단독 기술 표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5G 상용화 시기는 2020년 즈음으로 보이지만, 국내는 과학기술정통부를 중심으로 내년인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제조사들이 계획대로 5G 전용폰을 출시하는 데 성공한다면, 5G 시대에는 IT 강국 코리아가 또 한 번 글로벌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여름 예정된 5G 주파수 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G가 바꿀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일반적인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여겨지는 통신 네트워크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다룰 수 있는 용량도 커지기 때문이다. 4G LTE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기술진보가 예상된다. 5G의 최고 속도는 20Gbps며 이는 LTE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인 1Gbps보다도 약 20배 빠르다. 처리할 수 있는 용량도 LTE와 비교해 약 100배 확대될 전망이다.

네트워크의 속도와 용량 증가는 ICT 기술의 발전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자율주행차 분야를 보면, 5G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의 반응속도가 0.01초까지 당겨진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도 LTE 시대에는 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양과 속도가 제한적이었으나, 5G는 무거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해 끊김 없는 실감형 미디어 시장을 열 전망이다. 로봇과 드론의 조종도 정교한 알고리즘만 준비되면 자동으로 오랫동안 작동시킬 수 있고,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연결하는 정보 플랫폼도 5G가 존재해야 가능해진다. 5G는 전 산업의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되면서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5G가 만사형통은 아니다. 3G 이후 4G에서 글로벌 통신업계는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찾지 못하고 오로지 속도와 용량에만 매몰됐다. 5G시대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래픽 용량증가에 대응한 네트워크 투자도 따라야 한다. 5G는 대용량, 초고속, 초저지연의 특성을 활용하며 교통제어, 스마트 헬스, 스마트 교육, 재난방지 서비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기업과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5G 시대를 대비해 어떤 차별화된 전략과 비전을 추구하고 있으며 현실적인 난관과 위협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