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9207%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3%대에 근접한 수치다. 국채금리는 1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직후인 지난 21일에는 2.95%까지 올라가면서 2014년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준, 경제 자신감 보여...미국 국채금리 다시 상승세

국채금리의 상승세는 FOMC 의사록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의사록에는 일부 연준 위원들이 올해 들어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 FOMC 회의 때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준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을 보장할 정도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 의사록에 ‘추가적인’(further)이라는 문구가 새로 들어간 것을 두고 해석을 달리했지만,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려는 신호라는 관측에 무게를 뒀다.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954%로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도 3.233%로 상승하며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곧 3%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22일 공개한 지난 1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프라이머리딜러(PD)들은 10년물 국채금리가 올해 말에는 3.01~3.50% 수준을 보일 확률을 22%로 예상했다.

글로벌 증시 뒤흔들었던 美 국채금리

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을 경우 또 다시 증시조정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했던 자금을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돌리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은 글로벌 금리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기업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UBS의 아트 캐신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담당 이사는 “국채 10년물 금리 3%는 목표치이자 일종의 저항선”이라며 “모두 이 선을 넘어서는 것을 국면 전환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월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단기 최고치로 상승했다”며 “금리 3% 돌파 시 심리적 저항선 돌파에 따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변동성, 이어지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미국 국채금리의 향방과 함께 변동성 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봤다. 금리의 추가상승에서 발생하는 주식시장의 부담이 여전한 데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기조, 연준의 긴축정책 등은 경기회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물가 상승 환경과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모두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에주식시장 분위기 반전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다만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논란이 잦아들어야 하며 이는 주식시장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동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출석과 다음달 1일 발표 예정인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표 등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파월 연준의장은 비둘기파로 의회 증언에서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통화정책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며 “파월의 취임식 연설이 주식시장에 단기 안도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