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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의 '두 얼굴'...밖으론 ‘경영쇄신’, 안에선 직원 해고

정부 `일자리창출 정책` 외면

정경진 기자 jungkj@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2.14  17: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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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대림그룹 사옥.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올 초 일감 몰아주기 해소, 지배구조 개선, 상생협력 등을 골자로 한 ‘전면 경영쇄신 계획’을 밝힌 대림산업이 플랜트 부문에서 70여명 가까운 인원을 감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대림그룹 오너일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수주감소로 골치를 앓던 주력사 대림산업 플랜트부문 인원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팔을 걷어올리고 일자리 창출을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는 마당에 공정거래 위반 논란 의혹을 사고 있는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70여명의 인력을 명절이후 회사밖으로 내몰겠다는 것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플랜트사업부문 인원 70여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 건설사는 1962년 이전 출생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 및 무급휴가 등을 주며 사실상 해고를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건설사가 올 초 순환출자 고리를 전부 끊어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시점과 맞물려서 인원감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쇄신과 인원감축. 언뜻보면 상관관계가 없어보이지만 명예퇴직 신청자들 입장은 그렇지만은 않다.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샀던 오너일가와 주력사 대림산업이 100%지분(오라관광)을 갖고있는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대림그룹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예 퇴직 대상자들 입장에선 바뀐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오너일가와 계열사간 공정거래 정착을 위한 경영쇄신인데 갑자기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플랜트사업부문의 300여명의 인원을 감축 혹은 사업부 이동을 한다는 논리가 사내에서 불쑥 나왔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명목으로 계열사 일감 단절 등 위기감을 조성하며 사업실적이 낮은 부서를 이 기회에 정리하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은 이해욱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신규 계열사 간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법이 허용하고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기존 수의계약 거래의 경우 경쟁 입찰로 변경한다. 이해욱 부회장과 그의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플러스디 지분 역시 올 상반기 내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그룹 내 순환출자를 올해 1분기 내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 투명하고 단순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림그룹은 오라관광(대림산업 100% 자회사)이 보유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처분할 예정이다.

당시 대림그룹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투명한 경영, 공정한 경쟁, 과감한 혁신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여 새로운 성장을 위한 든든한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국내 대기업이 내놓은 경영 쇄신안 중 역대급 쇄신안이란 평가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림산업을 향해 압박수위를 높여가자 법적인 책임 등을 피하기 위한 선제대응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림산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내부거래 및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이해욱 부회장의 3세 경영체제 확립을 공고히 하고 그룹 이미지 개선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경영 쇄신’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자 직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림산업의 이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의 경우 경영쇄신을 명분으로 인력감축을 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밖으로는 경영쇄신이라고 선전하면서 안에선 인원 감축을 결정한 것은 외부 시선이나 사내 감사를 의식하지 않고 오너의 말 한마디로 즉시 실행이 되는 의사결정 시스템 때문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림산업 전체 수익이 줄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수주실적이 저조한 플랜트 부문 인력을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 배치를 한 후 자의적인 명퇴를 유도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70여명 명퇴신청 통보)는 지나친 조치라는 것이 대부분 직원들의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대림산업 플랜트부문 신규 수주액은 2781억 원으로 전년(2조7549억 원) 대비 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신규수주 부문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5%에 불과하다. 플랜트사업 수주잔고는 3조86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3조1652억 원) 감소했다. 대림산업 입장에선 플랜트 부문이 골칫거리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300명의 직원에게 사업부문 이동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한꺼번에 명퇴 조치하는 것은 극단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얘기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건설사들이 그동안 플랜트 사업장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하다보니 기존 해외사업장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으로 신규수주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이 기조가 얼마나 갈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플랜트사업부문은 고질 적인 적자구조로 사업재편 검토대상이었다"면서 "현재 200여명은 사업부를 옮겨 배치하고 50대이상 70여명에게 명퇴의사를 타진 중인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고 명퇴자 접수를 받은 후 명예퇴직 보상금 등을 논의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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