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사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1위를 꿰찼다. 신한금융은 2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설립 이후 최초로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은행권의 순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은행이 여전히 이자 장사에 골몰했다는 비판을 면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행권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합계 당기순이익은 9조1264억원으로 전년(6조5700억원) 대비 38.9% 늘어났다. 금융사 별로는 KB금융이 3조3119억원으로 2008년 이후 9년만에 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이 2조9179억원,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이 각각 2조368억원, 85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무슨 차이?

은행권의 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나뉜다. 이자이익은 말 그대로 은행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의미한다. 대출 등 이자부자산을 운용함해 발생하는 수입에서 예금 등 자금조달에 따른 비용을 차감한 것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이자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가 올랐지만 예금금리는 내버려두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예금 및 대출의 평균 금리는 각각 1.18%, 3.48%로, 예대금리차는 2.30%포인트(잔액 기준)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올라갔다. NIM은 자산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것이다. 예대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주를 이루며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나온 이자도 포함된다. 순이자마진이 커질수록 은행권의 수익은 커지지만 예금은 저금리로, 대출은 고금리로 받게된다.

반대로 비이자이익은 은행권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비이자이익의 대표적인 예로는 송금이나 ATM 기기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있으며 은행이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의 투자로 얻어 낸 수익도 비이자이익에 들어간다.

은행권, 여전히 이자 장사에 치중

지난해 은행권 호실적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금리인상으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데다 기업 구조조정 결과 부실대출까지 눈에 띄게 감소해서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합계 이자이익은 27조85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가 증가했다. 은행권이 여전히 이자 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상품(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의 금리를 연 3.81~5.01%로 적용했다. 지난해 말(3.61~4.81%)에 비해 0.2%포인트 오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4%대 중반을 넘지않았다.

신한은행은 연 3.77~4.88%, 하나은행은 연 3.664~4.864%, NH농협은행은 연 3.65~4.99%의 금리를 고시했다.

금융지주회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업종별 순이익도 이를 방증한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5%에서 지난해 66%로 뛰었다. 같은 기간 NH농협금융 역시 순익 중 은행의 비중이 2016년 35%에서 지난해 79%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