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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가상화폐 헌법소원 변호사 "정부, 국민의 창의를 존중하라"

정희찬 변호사 "헌법재판관들에게 가상화폐 기술 이해 시킬 것"

양인정 기자 lawya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2.18  17: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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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그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했고 헌재는 본안 심리를 받아들였다. 청구인으로서 1승을 한 셈이다.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가상화폐의 시세 등락이 클수록 논란의 강도는 거세졌다. 

정부의 가상화폐 실명제 거래 방침에 대해 반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정희찬 변호사는 가상화폐 투자로 손해를 본 변호사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가상화폐에 투자한 돈은 불과 ‘3000원’이었다.

`3000원의 투자`로 헌법재판소에서 따지고 싶었던 정 변호사는 가상화폐는 실제 가치가 없는 화폐가 아니라며 가상화폐를 강력히 옹호했다. 법률사무소에서 그를 만나 헌법소원을 청구한 이유를 물었다. 

법률사무소 안국의 대표변호사인 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30기로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인도 국립델리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 인도 전문가이기도 하다. 데이터 마이닝과 인공 신경망, 블록체인 알고리즘이 정 변호사가 주로 자문해온 분야다. 수학과 공학에 조예가 깊어 블로그를 통해 그의 과학적 담론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는 이번 헌법소원이 본안 재판에 회부되면서 암호재산의 재산적 성격을 공학적으로 해석해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할 만큼 가상화폐가 투자가치가 있다고 믿나. 

▲가상화폐를 투자하는 300만명의 국민과 전 세계 수 억명이 모두 도박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됐다. 가상화폐는 투자가치 이전에 실제 거래의 교환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의 경우 당장 라트비아 고객에게 법률 자문을 해주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현지에서 통화를 송금하는 절차가 워낙 복잡해 비트코인을 선호한다. 가상화폐 결제 방식이 현실에서 필요하다. 다만 가상화폐에 대한 국내 법제가 완비되지 않아 환전하지 못하고 있다. 외환관리법위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이 없다.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면 거래소를 거쳐 조달할 생각이다. 나에겐 투자보다는 재화로서 필요성이 더 크다.

   
▲ 정희찬 변호사는 가상화폐가 교환가치가 있기 때문에 투자시장을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3000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은 헌법소원 심판청구 때문인가.

▲헌법소원은 국가의 공권력 행사에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어서다. 기본권 침해라는 '자기 관련성'이 있어야하는데, 실명제 규제로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침해당한 상황이 필요했다. 가상화폐 실명제 대책으로 투자 손해를 입어 헌법재판 소송을 제기 했다기 보다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 등 다른 구제절차를 찾지 못했다.

수년 전부터 블록체인 관련 자문을 해온 법률가로서, 이 분야는 앞으로 4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중대한 기술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런 개인적 경험이 헌법소원에 이르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정부의 규제가 없이 아무나 가상화폐 투자를 해도 된다고 보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정부가 이 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와 법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 대책을 발표하는 것에 있다.  지금 정부안이 없다. 가상화폐 문제는 단순히 컴퓨터 공학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철학, 경제, 법의 관점에서 활발히 논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가상화폐에 대해 큰 지적 공백이 있다.  

헌법소원은 정부의 안을 촉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 재판을 통해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더 크다.

-입법까지 1년여 걸리는 경과기간동안 정부는 가만히 있어야 하나.

▲ 정부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 특정 시장에 위험성이 있다면 국가가 개입해야 하지만 긴급한 상황이 아닌 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것을 거치는 않는 것도 국가권력의 남용이다. 이런 남용이 투자 위험성의 피해를 압도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을 존중해 줘야 한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고 그 위에서 가치판단을 하면 안된다. 마약이나 폭탄 등 불법영역이 아닌 자생적 시장이라면 정부가 국민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해줘야 한다.

   
▲ 정희찬 변호사는 정부가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투자 과열을 방치해야 한다는 뜻인가. 자금세탁,  편법상속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인데.

▲시장이 위험해 정부 차원에서 무언가 해야 한다면 헌법이 대통령에 부여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령하면 된다. 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현 상황이 아직 위험하지 않거나  대통령이 이 명령의 행사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다. 우리 법이 이 문제에 대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정부의 규제 대책은 시장을 안정시키기는커녕 가상화폐 거래 참여자들의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 참여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내용을 투명하게 볼 수 있다. 예컨대 자금세탁에 이용된 지폐의 출처를 찾는 것은 어렵지만 가상화폐는 그 추적이 가능하다. 법원의 영장도 필요없다. 편법상속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과세가 더 투명해질 수 있다. 정부가 아직 가상화폐의 기능과 효과를 알지 못해 생긴 주장이다.

   
▲ 정희찬 변호사는 자금세탁, 편법상속등을 막는데도 가상화폐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헌법소원 심판과정에서 입법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는데. 

▲우선 기본적인 개념을 규정할 것이다. 법적 의미에서 가상화폐가 물건인지 채권인지 규정해야 한다.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가 논문에서 'currency(통화)'라는 용어를 써서 생긴 말이지만,  화폐라기보다 암호화 재산이라고 해야 한다. 헌법소원 과정에서 정부에 제한할 입법안도 ‘암호화 재산 기본법’으로 이름을 정했다.

법적 개념이 정해지면 거래관계는 민법 이론으로, 규제관계는 공법 이론으로 체계를 세워 제안할 생각이다. ‘화폐’라는 용어로 많은 혼란이 있다. 화폐는 비유적인 표현일뿐이다. 미국은 금융으로 보지 않고 자산으로 본다. 광물, 금속, 곡물을 거래소에 다루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화폐라는 이름 때문에 정부가 허깨비와 싸우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헌법소원이 본안 심리에 회부됐다. 재판연구관들이 가상화폐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적 설명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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