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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1심판결로 본 김정태 '인사권 남용', 유죄? 무죄?

최씨 강요의한 하나은행 이상화 전 본부장 임명, 법조계 의견 두 갈래

장영성 기자 runforres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2.13  19: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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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최순실씨가 하나은행에 인사청탁을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최순실씨가 하나은행에 인사청탁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김정태 회장에게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판결 내용을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김 회장의 직권남용에 대해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김 회장이 '강요로 인해 권한 밖의 일'을 한 것이 입증돼 은행법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이번 판결로 김 회장과 하나은행이 면죄부를 받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강요로 인해 개인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은행법' 위반" 

국내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두 가지 사실을 제시했다.

먼저 그동안 하나은행이 이 전 본부장에 대한 인사가 ‘정당한 인사권을 근거로 하여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해온 것과 달리 '최순실과 청와대의 강요 때문에 이뤄졌다는 것'을 재판부가 인정했다는 것이다.   

또 이상화 전 하나은행 글로벌2본부장의 유럽통합법인 법인장 인사를 위해 최 씨,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단계적으로 하나은행 인사담당자에게 강요행위를 했다는 점이다.

재판부 기록에 따르면 이 전 본부장은 2015년 11월 초 최씨에게 하나은행에서 유럽통합법인을 개설하려면 프랑크푸르트에 두는 것이 맞다고 말한바 있다. 최씨는 이에 대해  "유럽통합법인이 설립되면 이상화 전 본부장을 법인장에 임명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본부장을 KEB하나은행 유럽총괄본부장에 임명 시키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김 회장에게 전화해 이 전 본부장을 유럽통합법인 본부장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안 전 수석의 요구에대해 특검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전화해 무조건 (이 전 본부장을 유럽법인장에 임명하는 것을) 빨리하세요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은 “요구를 듣지 않으면 하나금융지주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 거절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측은 김 회장이 권력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K 변호사는 “이날 재판부가 밝힌 전문을 보면 김 회장은 지주회장으로서 자회사 인사 권한이 없음에 불구하고 KEB하나은행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이 강요받은 내용을 강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강요죄의 피해자는 '강요로 의무 없는 일을 한 자'이다. 김 회장은 일할 권한 자체가 애초에 없음에도 권한이 있는 피해자인 KEB하나은행 인사담당자에게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 변호사는 “김 회장이 정권에 잘못보여 불이익은 당하지 않겠다는 내심의 의사를 표출한 것”이라며 “현재 문제가 되는 은행법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을 특검 수사에서 자인한 것 ”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주행장, 국정감사 위증 밝혀진 것"

또 K 변호사는 “판결문을 유추해보면 함영주 은행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 행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을 승진시키기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조직개편 지시를 받았냐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김 회장으로부터 조직개편과 관련한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 행장은 이어 “내가 행장으로서 스스로 지시한 것”이라면서 “이 전 본부장의 승진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에 걸맞는 조직개편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지만 양심을 걸고 말해 조직개편은 훨씬 이전부터 검토된 사항”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판결을 통해 김 회장이 국정농단 세력의 피해자라는 법조계의 의견도 있었다.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김 회장, 하나은행에 면죄부" 

국내 법무법인의 P 변호사는 “재판부는 1심에서 최씨가 KEB하나은행에 강요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는 하나은행과 김정태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P 변호사는 "다만 김 회장이 자신의 행동을 특검수사에서 시인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로 인해 특검의 추가 수사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검은 최씨가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 특검은 아직 하나금융지주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해 6월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은행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경제범죄법(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하나은행에 대한 인사청탁과 강요 혐의는 인정된 것이나, 마치 김정태 회장 등은 강요에 의한 피해자로 오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김 회장은 강요를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KEB하나은행의 인사 규정 및 관행에 반하는 부당한 승진을 위해 은행 조직을 변경했다”면서 “이는 김 회장이 부당한 경영 및 인사 관련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본부장은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의 독일 재산관리를 지원한 인물이다. 이 전 본부장은 독일지점장으로 있으면서 정유라가 독일 내 주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최순실 명의의 예금과 임야를 담보로 38만6600유로(약 4억8000만원)를 연 0.98%의 저금리로 대출해줬다. 또 이 과정에서 대출에 필요한 서류 등도 확인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본부장은 2017년 3월 박영수 특검의 KEB하나은행 관련 수사가 본격화된 시점에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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