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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부작용 없는 항암제 개발 가능합니다”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개발 기업 엠디뮨 배신규 대표

김윤선 기자 yskk@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2.12  14: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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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신규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 암에 걸려 사망하는 국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사망자는 2007년 6만7561명에서 2016년 7만8194명으로 9년 사이 16% 증가했다. 다행히 수많은 암 치료제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고 암 치료법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 첫 출시된 맞춤형 암 치료제인 CAR-T와 같은 치료제의 등장은 앞으로 수술 없이도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암 치료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많은 암 환자들이 약물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암 치료제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약물의 효능은 높일 수 있는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1월 30일 약물전달플랫폼 기술 개발 기업 엠디뮨(MDimune) 배신규 대표를 찾아 엠디뮨이 개발 중인 기술과 회사의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항암제 1/10만 써도 효과 최대 50배, ‘바이오드론’ 기술

엠디뮨은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인 바이오드론(BioDroneTM Technology)을 토대로 신개념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로 지난 2015년 4월 창립됐다. 바이오드론은 쉽게 말해 약물을 엑소좀(Exosome)이라는 ‘드론’에 담아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배신규 대표가 포항공대에서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기술로 개발중이다.

엑소좀은 면역세포, 줄기세포 등의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입자다. 예전에는 그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생기는 변처럼 일종의 배설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세포 간 정보전달체 역할을 하는 기능이 알려지면서 차세대 약물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이 특별한 이유는 원하는 곳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항암제를 맞았을 때 실제 원하는 부위에 전달되는 약물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신에 퍼진 약물은 우리의 머리카락을 빠지게 만들거나 속을 거북하게 만드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엑소좀으로 정확한 부위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면 이 같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이 극히 양이 적다는 것. 엠디뮨의 차별점은 이처럼 적은 양의 엑소좀을 세포로부터 직접 압출해 대량으로 인공엑소좀을 제조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했다는 데 있다.

   
▲ 배신규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배신규 대표는 “자연 엑소좀은 양이 너무 적은데 우리의 기술은 소량의 세포를 망에 걸러서 엑소좀 크기의 입자들을 인공적으로 만든다”면서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모든 특허도 엠디뮨이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엠디뮨이 보유한 기술은 동물실험에서 효능도 입증했다. 배 대표는 “보통 항암제를 100을 주사한다고 하면 그중 암 조직에는 한 0.1%가 간다”면서 “엑소좀 기술을 사용해 항암제 10을 동물에 주사했더니 암 조직에 3~5%의 약물이 도달해 1/10만 항암제를 넣어도 항암 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항암제의 부작용도 크게 줄었다. 그는 이어 “암 조직에 약물이 많이 가면 그만큼 다른 전신 조직에는 약물이 적게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동물실험 결과 동물의 살도 빠지지 않고 백혈구의 양도 줄지 않는 등 암 치료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 ‘삶의 질’ 높이는 부작용 없는 약 개발할 것”

그렇다면 왜 부작용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가. 이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서다. 이전에 암 치료제 개발의 개념은 단순히 암 환자의 삶의 길이를 연장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배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암 환자가 오래 살아도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게 산다면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배신규 대표가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어머니가 암(癌)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몇 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았지만 간에 전이된 암으로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그는 어머니가 암 치료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배 대표는 “어머니가 대장암 진단을 받고 처음 큰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간으로 암이 전이돼서 다른 병원에서 또 치료를 받았다”면서 “암 치료제가 여럿 있어도 연이어 내성이 생겨 듣질 않다 보니 마지막으로 항암제 아바스틴(Avastin)을 썼는데 그 약효도 3개월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당시 말기 암이라 급여도 적용되지 않아 고가의 약값을 지불했는데 3개월 동안 건강하게 편하게 지낸 것도 아니고 힘들어 하셨다”면서 “당시에 든 생각이 삶이 연장돼도 고통스럽다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가 부작용 없는 암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게 된 계기가 여기에 있다. 배 대표는 “암 환자가 부작용 없이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그동안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일상생활을 함께 할 수 있다”면서 “어머니를 보면서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제를 꼭 개발하고 싶었고 포기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 배신규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온 직원이 공유하는 가치 ‘나눔’… 올해 기부 시작

배신규 대표의 창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바이오기업 케미존을 창립했다. 이어 카이노스메드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엠디뮨을 차렸다.

두 번의 창업을 하면서 배신규 대표는 사람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그는 “우리는 인력이 정말 아쉬운 소규모 회사지만 사람만큼은 함부로 뽑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조직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처음부터 뽑는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혁신, 성장, 나눔 등 3가지다. 혁신은 바이오벤처만이 가질 수 있는 남다른 사고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성장은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의미로 바르고 정직한 성장을 추구한다. 마지막으로 나눔에는 회사의 장기 목표로 단순히 환자에게 치료제를 개발해 제공한다는 것을 넘어 사회의 약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엠디뮨은 올해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 직원이 월급의 0.5%를 기부하면 다시 이와 같은 금액만큼을 회사가 투자해 불우이웃을 돕는 시스템이다. 배신규 대표는 “누군가 말하기를, 잘 돼서 기부하려고 하면 오히려 못 하니까 어려울 때부터 차근차근 기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아직은 회사 설립 3년 차로 넉넉하진 않지만 올해부터 기부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부 대상은 전 직원이 함께 고민해 결정한다. 최근 하기로 결정한 기부도 한 직원의 제의에 따랐다. 배 대표는 “한 대학교 학생 동아리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의 리어카에 광고를 부착하는 기부를 시작했는데, 이번에 돈이 모이면 우선 그 리어카에 회사 광고를 하려 한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곳보다는 보도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한 곳으로 앞으로도 선정해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정한 경쟁력은 조직문화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배신규 대표는 이를 위해 온 직원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북 포럼도 운영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복구하는 시험 준비 중

엠디뮨은 현재 엑소좀을 활용해 폐 조직의 손상을 돕는 실험도 계획 중이다. 엠디뮨의 파이프라인 두 가지는 면역세포 유래 엑소좀과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인데 이 중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이용한 것이다.

회사는 서울아산병원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개발 중에 줄기세포 엑소좀이 동물실험에서 망가진 폐포를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폐포는 폐의 일부분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가스를 교환하는 기능을 한다. 한 번 파괴된 폐포는 다시 재생되지 않으며 치료 약물도 없다.

배 대표는 “줄기세포 엑소좀을 폐포가 망가진 쥐에 투여했더니 쥐의 폐의 약 50%가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효과를 활용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배신규 대표의 설명이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공식 피해자는 벌써 300명을 넘겼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로 폐가 망가진 어린아이가 산소통을 메고 다니는 것을 보고 참 마음이 아팠다”면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줄기세포 엑소좀의 폐 재생 효과를 가습기 살균제로 폐가 망가진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배 대표는 “그러나 아직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도 끝내야 하고 갈 길이 멀다”며 지나친 기대를 우려했다.

배 대표는 특히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 항암제를 쓰고 더 이상 약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임상시험을 하는 신약을 찾게 됐다”면서 “이 같은 환자 가족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원한다면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 엠디뮨 본사 입구에 인쇄된 현판에는 회사가 추구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엠디뮨의 최종 목표, ‘환자의 편지’로 가득 찬 사옥

현재까지 전 세계에 엑소좀을 활용한 신약은 없다. 그만큼 엠디뮨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다 보니 개발의 지침이 없다는 것. 때문에 엠디뮨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엑소좀의 제조공정을 확립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있다. 이어 2020년까지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도 회사의 목표다.

무엇보다 배신규 대표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회사 사옥이 환자가 보낸 편지로 가득 차는 것이다. 그는 “환자가 우리가 만든 치료제로 삶을 되찾은 뒤 엠디뮨에 감사편지를 보낸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 것 같다”면서 “나중에 회사의 단독 사옥을 짓게 된다면 환자가 보낸 감사편지를 회사를 들어왔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위해 처음 마주한 기자에게 배신규 대표가 던진 첫 질문은 “기자를 하는 것이 꿈이었느냐”는 것이다. 개인 인터뷰를 하면서 취재원에게 오히려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묻자 배 대표는 “질문이 없으면 꿈이 없고 꿈이 없으면 열정이 없다”면서 “엠디뮨은 질문을 통해 엠디뮨을 경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와 엠디뮨의 존재의 이유를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가 강조한 엠디뮨의 존재 이유는 “이 세상에 없는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난치병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 입구 전면에 현판으로 걸려 있는 문구기도 하다.

이처럼 엠디뮨 배신규 대표의 경영철학에는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찾은 사명감이 녹아있었다. 쉽게 퇴색하지 않을 단단한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한 엠디뮨에 전 세계의 환자들이 보낸 감사편지가 넘칠 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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