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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자문이 필요한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134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ymchung@strategysalad.com

기사승인 2018.02.12  08: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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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질문]

“회사에 창사 이래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내부적으로 나름 위기관리조직을 운영하면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이사님이 내부적으로만 위기대응해서는 안 된다, 외부에서 자문을 좀 받아보라고 해서요. 위기관리 자문 가능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자문과 대표이사의 자세에 대해 참고할 말이 하나 있습니다. 20세기 초 캐나다와 영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약했던 허버트 카슨의 말인데요. “진정한 리더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있을 때 조언을 듣는다. 그러나 위기 시에는 조언을 묻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는 위기 시 행동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말입니다.

기업에서 대부분 외부 자문을 요청하는 때는 위기가 이미 발발했을 때입니다. 이미 신문이나 TV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대문짝만 하게 공지되었고, 5000만을 넘어 거의 전 세계에 알려진 사건에 대해 대응 자문을 요청하는 겁니다.

종종 그런 요청에 응해 그 회사의 위기대책회의에 들어가 보면, 대표이사를 비롯한 여러 임직원들이 위기관리 자문사가 어떤 조언을 해줄까 귀를 쫑긋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이 암울한 상황을 어떻게든 풀어줄 묘안이 있을 것이라 믿는 듯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위기관리에 묘안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 회사의 일에 대해 가장 많이 그리고 깊이 아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사내 위기관리조직입니다. 그리고 그 회사를 움직이는 의사결정권자가 있는 곳도 그곳입니다. 모든 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의사결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자문사는 결코 그 ‘사정’을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대표이사님이 외부 자문을 좀 받아 보라 하는 것은 그 ‘(못할) 사정’이 있으니 그 ‘사정’을 감안한 차선책이나 다른 아이디어를 얻어보라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자문사를 고용해 상황 브리핑하는 일선 그룹에서는 그 ‘사정’을 입으로 말하지 못합니다. 공공연하게 그 ‘사정’을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외부 자문사에게 솔직한 그 ‘사정’을 자세히 설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문사로부터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조언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경험 때문에 위기관리 자문사를 비롯 모든 자문사를 ‘소용 없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자문사의 자문 수준이나 내용은 딱 클라이언트의 노력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보다 정확하고 투명한 설명과 정보 업데이트를 지속한다면, 자문사는 그에 의거한 전문성을 발휘합니다. 원팀 마인드로 자문사와 원활한 소통이 지속된다면 상호 불만은 최소화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좋은 것은 대표이사님이 내심 의사결정하기 원하는 것을 직접 자문사에게 묻는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이렇게 대응하고, 부서별로는 이런 식으로 대응하라 했으면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식의 질문이 보다 나은 자문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질문 방식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은 대표이사가 위기 시 허버트 카슨의 말대로 ‘그냥 빨리 행동하는 것’입니다. 자문은 평소에 받아 위기 발생 시 자신과 조직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미리 상상해 놓으라는 의미입니다. 허버트 카슨의 말은 조언받지 말라는 의미라기보다 평소에 조언 받아 충분히 준비해 놓으라는 주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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