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킴벌리 클라크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킴벌리 클라크가 기저귀나 화장지 같은 가정용 상품들의 매출 부진으로 글로벌 인력의 13%에 해당하는 약 5000명의 직원을 감축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하기스 기저귀와 크리넥스 티슈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미국 경제의 호조와 법인세 감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풀 수 없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경쟁자들이 가격을 내림으로서 산업 전반의 가격 압박이 심해지고 있고, 여성의 출산률이 떨어지면서 기저귀나 기타 제품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은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출혈 할인 경쟁을 하고 있지만, 펄프, 석유 및 기타 재료에 대한 비용은 예상보다 더 오른 것도 이 회사를 더 힘들게 하는 이유다.  

텍사스주 어빙에 있는 이 회사는 23일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7년에 2%의 성장을 예측했으나 결과는 제로 성장률을 보였으며 2018년에는 1%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톰 포크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언제부턴가 투자자들은 우리에게 장기 성장률을 높이려는 시점을 물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스펙트럼의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2002년 CEO자리에 오른 포크는 회사에 행동주의적 투자가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에도 회사의 침체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프록터 앤 갬블(Procter & Gamble)은 지난 해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로부터 조직을 축소하라는 공격을 받았다. 펠츠는 결국 결국 P&G 이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포크 CEO는 투자자들이 더 빠른 성장과 더 많은 수익을 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회사의 주인입니다. 경영자가 그 사실을 잊는다면 더욱 곤경에 빠질 것입니다.”

포크 CEO는 계속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주목하면서 구조 조정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살릴 계획이다. 여기에는 2021년까지 20억 달러의 비용을 삭감하는 내용과 전세계적으로 91개의 공장에서 10개를 폐쇄하고 티슈 사업 등 일부 저수익 사업을 매각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삭감의 절반은, 글로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북아메리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회사는 이런 구조 조정에 몇 년에 걸쳐 19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이를 위한 자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자금으로 계획한 바 대로 추진한다면 너무 많은 매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투자 할 곳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감원 및 공장 폐쇄와 함께 회사는 분기 배당금을 주당 1 달러로 3%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 1년동안 미국 주식 시장은 폭등했지만 이 회사 주가는 변동 없이 그대로다.

문제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북미 지역이다. 지난 4분기에도 회사의 가장 큰 사업부인 개인 생활용품 사업부과 티슈 사업부에서 매출이 하락하며 회사의 현금 흐름이 완전히 고갈되었다.

특히 팸퍼스(Pampers) 기저귀와 바운티(Bounty) 종이 타월을 생산하는 P&G가 매출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내수 가격을 인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더 염려되는 부분은 미국 출산률이 예상 외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출산률은 2016년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017년 상반기까지 계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건강 행동과 건강 교육을 가르치는 앨리슨 밀러 교수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팽배한 저고용과 직업에 대한 불만족이 아이를 갖는 것을 유보하도록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사회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일하고 있다고 느끼며 스스로 성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출생률의 감소는 킴벌리 클라크의 베스트 셀러 제품 중 하나인 기저귀와,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필수품인 크리넥스 화장지 같은 제품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주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볼 때 매출이 3%에서 5%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해외 시장과 아직 미개발 분야인 성인 요실금 제품 부문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23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주당 순이익은 지난 해 1.40 달러에 비해1.75 달러로 상승했다. 영업 이익은 감소했지만 순매출액은 46억 달러(약 5조원)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순이익은 6억 1700만 달러(6600억원)로 2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