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현우 기자] 정부가 현행 법정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감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SK그룹 내 반도체 제조업체 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에 돌입한다.

SK하이닉스는 23일 임직원 설명회에서 주당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 유연근무제 전사 확대, 수평적 소통확대를 위한 호칭체계 변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문화의 근본적 변화(딥체인지) 방향을 공유했다고 24일 밝혔다.

▲ SK하이닉스가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등 기업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24일 밝혔다.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과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 정착을 위해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에 나선다. 시범기간 동안 회사는 임직원의 근무시간을 점검하고, 주당 52시간이 넘을 경우 이를 알려 해당 부서장과 임직원들이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한다. 회사 측은 제도의 정착을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개선하고 통근버스 시간을 조정하는 등 기반시설(인프라)을 지속 보완하게 된다.

회사는 해외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직원의 업무몰입 강화 방안도 시행한다. 일부 조직에서만 한 유연근무제를 3월부터 전사로 확대한다고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했다. 임직원들은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근무’라는 기본 틀 안에서 개인별 신체리듬과 생활패턴, 업무상황 등을 고려해 몰입이 가능한 최적 시간대를 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2월부터 경영지원 등 일부 조직에서는 호칭통합 제도도 시범으로 적용한다. 세대·직위·직군 간 소통을 강화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무직(사원-선임-책임-수석)과 생산직(사원-기사-기장-기정-기성)에서 4~5단계로 사용되고 있는 호칭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시범운영기간 동안 임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통합 호칭을 확정하고 전사 확대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유진 SK하이닉스 HR 담당 상무는 “최대 52시간 근무제를 본격 시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으로 많아지는 등 다양성이 증가해 기업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했다”면서 “기업문화 딥체인지로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적용하고 이달부터 전사 에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지 못하는 직원이 발생하면 간부 리더십 평가에 불이익을 준다고 밝혔지만 직원들은 근무 시간 단축이 전자 업계의 특성을 읽지 못하는 조치라며 불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