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시장서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신차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있어서다.

올해 출시 예정인 수입차 업체의 신차는 80종을 넘는다. 역대 최다 수준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 강세 전망이 나온 가운데, 판매 재개에 돌입한 아우디·폭스바겐과 벤츠, BMW, 일본 브랜드 차량 등이 격돌하면서 수입차 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4일 올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9% 성장한 25만6000대 규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의 24만3000대를 넘는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더 뉴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 사진=아우디코리아
▲ 폭스바겐의 2018년형 '티구안'. 사진=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이러한 수입차 시장 성장세에는 아우디·폭스바겐의 귀환에 있다. 디젤게이트로 판매가 중단됐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올해부터 재판매에 돌입한다. 이들의 판매중단 이전 국내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할 때 링위에 오를 경우 수입차 시장의 전체적인 볼륨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판매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아우디는 지난달 고성능 스포츠모델인 '더 뉴 아우디 R8'을 출시했다. 폭스바겐은 올해 티구안, 파사트, 아테온의 신형 모델 등을 새롭게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티구안은 이미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판매중단 1년 6개월만인 지난해 11월부터 국토부에 신차 인증신청을 재개한 아우디·폭스바겐은 차종별로 인증을 획득하는대로 순차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까진 아우디·폭스바겐이 차종별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중단 전 강력한 4강 구도를 형성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재개로 수입차 시장의 경쟁 심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지난해 매출과 올해 판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의 양강 체제였다. 아우디·폭스바겐 판매가 중단되면서 지난해 두 업체 시장 점유율만 50%가 넘었다.

특히 벤츠는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최다 판매 기록도 함께 경신했다. 벤츠는 2017년에 전년 대비 22.2% 증가한 6만8861대를 팔았다. 올해는 약 7만대 이상 판매고를 예상한다.

벤츠는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성능 자사 모델 라인업 AMG 등을 비롯한 신차 9종과 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 2종 등 20여개 신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CLS 풀체인지 모델과 C클래스 부분변경 모델, 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 등 벤츠 인기 라인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6만9000대를 판매했는데 올해도 7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동안 네트워크 투자나 AMG 스피드웨이 등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다”이라며 고 말했다.

▲ BMW가 올해부터 판매에 돌입하는 하이브리드 슈퍼카 '뉴 i8 쿠페(왼쪽)'와 2인승 오픈탑 모델인 '뉴 i8 로드스터'. 사진=BMW코리아

BMW는 벤츠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BMW는 벤츠(29.5%)에 이어 점유율 25.6%로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베스트셀링 모델에서는 BMW가 520d 모델을 8195대나 판매하며 1위를 지켰다.

BMW는 올해 신차와 풀체인지 모델 등을 포함 14종의 신차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인 소형 SUV ‘뉴 X2’와 고성능 모델 ‘뉴 M5’는 올해 최고 기대 차종 중 하나다.

BMW는 친환경차도 투입할 계획이다. BMW는 지난해 말 공개한 전기차 브랜드인 ‘i브랜드’를 통해 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중 순수 전기차 ‘뉴 i3’와 ‘뉴 i3s’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반기는 ‘뉴 i8 쿠페’와 ‘뉴 i8 로드스터’ 등 고성능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출시한다.

▲ 렉서스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도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닛산과 혼다, 토요타, 볼보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해 신차 등록 대수는 3만9968대로 2016년과 비교해 25.4%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18.8%를 기록하며 독일차 다음으로 높았다. 렉서스는 지난해 1만2603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일본차의 선전은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관심이 늘면서 지난해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40.1%나 증가했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해에만 총 7627대가 판매되며 렉서스 브랜드 전체 판매량 1만2603대 중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토요타 또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힘을 보탰다. 캠리 하이브리드(3402대)를 비롯한 토요타 하이브리드 전체 판매량은 총 7347대에 달한다. 토요타도 이 같은 하이브리드의 약진에 편승해 총 1만1698대를 판매하며 렉서스에 이은 국내 판매 4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