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약 2주 남겨놓은 가운데 숙박업소들이 폭리를 챙기는 행위는 좀 줄었지만 이번엔 단체급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평창올림픽 방송센터(IBC)와 올림픽 관련 시설에 제공되는 단체급식 식사가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부실해 현지 근무자들 사이에서 많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1만1000원짜리 평창동계올림픽 단체급식 식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IBC에서 제공된다는 급식 메뉴의 사진이 올라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사진에는 구워지지 않은 식빵 두 쪽,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상태가 좋지 않은 베이컨 두 장과 주스 한 병이 있었다. 음식은 일회용 흰색 스티로폼 용기에 담겨져 있었다. 게시자가 밝힌 한 끼 메뉴 가격은 1만1000원이었다. 

평창 IBC에 단체급식 서비스를 하는 식품업체는 신세계푸드다. 이 사진으로 논란이 뜨겁자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문제점이 지적된 식당은 고객이 원하는 여러 단품 메뉴들을 취향에 맞게 골라 취식하는 카페테리아 콘셉트 매점으로 개별 고객이 선택하는 품목에 따라 가격은 몇 천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창 IBC가 아닌 평창올림픽 관련 다른 시설이 제공하는 급식도 IBC의 그것과 마찬 가지로 가격에 비해 품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창 올림픽 시설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이코노믹리뷰 전화통화에서  “일부 매체에 나온 사진은 IBC 미디어 관계자들이나 해외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식당의 메뉴인데, 그 곳 말고 조직위원회 근무자나 자원봉사자들이 식사를 하는 식당의 메뉴 수준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 평창올림픽 시설에서 현지 근무자들에게 제공되는 한 끼 8000원짜리 단체급식 메뉴. 출처= 제보자

이 관계자가 이코노믹리뷰에 직접 제공한 사진으로 확인한 메뉴의 품질 수준도  다른 매체에서 공개된 메뉴들처럼 크게 낮았다.  식판이 없는 것은 물론 스파게티, 돈까스, 김치, 밥이 흰색 스티로폼 그릇 한 개에 담겨 섞여있었다. 여기에 유부된장국 한 그릇이 함께 나온 이 메뉴의 가격은 8000원이다.

이 관계자는  “요즘 음식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일반 식당에서 8000원이나 1만원을 내고 음식을 주문해도 이 정도로 음식이 부실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처럼 부실하니 많은 동료 근무자들이 올림픽 시설에서 단체 급식을 먹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 평창에서 단체급식으로 제공되는 메뉴들의 가격. 출처= 신세계푸드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지에서 제공되는 음식 가격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협회(IOC)가 책정한 가격”이라면서 “역대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판매된 식음료 가격을 감안해서 책정한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급식 메뉴들이 비싸다는 현지 근무자들의 불만 의견이 많은데, 단체급식 메뉴 가격에는 어떤 부대 비용이 포함돼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말해줄 수 없다”며 답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