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주말을 이용해 손위 동서네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깝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잠깐의 운동이나 식사등은 했지만,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바로 손위 동서라지만,나보다 15년이나 형님이고,

연전에 큰 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조심해야해서

선뜻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을 테지만,

이렇게 같이 하니 고맙기도 하고,한편으로는 많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원등에 입장할 때 입장료가 이미 무료가 된

그분들을 볼 때,더 민망했지요.

마치고 돌아오며 젊은 우리가 여행중 좀 수고한 것에 대해

그리 고마워하고,즐거워하는 것을 보며

이분들과 이렇게 여행 다닐 기회가 앞으로

몇 번이나 있을까하는 마음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며,‘다리 떨릴 때 여행 가지 말고,

가슴 떨릴 때 여행가자‘라 말하며,

젊은 아내 손을 꼭 잡았습니다.

 

그렇게 1박2일 주유하면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현상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여자들의 높아진 키(?)였습니다.

처음 넷이 식당에 가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데,

종업원이 꼭 내게 분배같은 서빙역을 맡기는 겁니다.

우연인가 했는데, 묘하게 둘째, 세 번째도 그런 일의 연속였습니다.

물론 기꺼이 서비스했습니다.

벌써 똑똑한 여종업원도 가정내에서 남녀간의 역할, 기대되는 풍경등을

보아 그렇게 하는 것이 가정 평화에 도움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여종업원들이 내게서 요즘 TV의 프로에서

자기 집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마누라라고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젊은 세대,중년들의 얼굴을 본 것이겠지요.

또 내 친구들도 만나면 무슨 결정을 하기전

마님께 물어보아야 한다고 흰 소리하는데 그것도 들었을 법하구요.

 

중년일 때 그렇게 활달했는데,이제 음식도 조심해야하는

노년이 된 동서의 현재를 안타깝게도 생각했다가,

지금도 걸을 때 처형 3미터 앞을 앞장서 걷는

조선의 멋진 형님에게 얘기해주고 싶었습니다.

‘형님! 손잡고, 같이 걸어야지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