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지난 7일 방문객이 가장 붐비는 주말 저녁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가까운 거리에 대형마트가 밀집한 강서구를 찾아갔다. ‘과연 누구의 홈그라운드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 크게 작용했다.  그 결과 홈플러스 본사가 있는 강서구는 이마트의 홈그라운드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엔 이마트 본사가 있는 성수동은 어떨지 궁금해 졌다. 지난 8일 홈플러스 관계자가 “이마트 본사가 있는 성수동에서는 이마트가 제일 잘돼야 하는거냐”라는 질문이 발단이 된 것이다.

▲ 서울시 성수동 인근 마트 위치. 출처= 이모코믹리뷰 견다희 기자

지난 7일과 주말 저녁시간이라는 같은 조건으로, 20일 토요일 저녁 이마트 성수점(본점), 본점과 가장 가까운 이마트 왕십리점과 홈플러스 동대문점 3곳을 찾아갔다.   이번 방문으로 ‘성수동에서는 이마트가 가장 잘돼야 하냐’고 반문한 홈플러스 관계자의 질문에 답을 찾았다. 그렇다. 성수동에서는 이마트가 가장 잘 된다. 이마트 성수점을 포함해 3km 이내 2개의 이마트 매장이 더 있고 다른 브랜드의 마트는 발도 붙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홈플러스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판단도 들었다.

개선 노력 보이는 홈플러스, 어느 매장도 붐비는 이마트

미세먼지로 남산마저 숨은 20일 오후 8시 이마트 성수점과 가장 가까운 홈프러스 동대문점을  먼저 찾아갔다. 홈플러스 지상 1층 입구에는 운영할 수 있는 계산대가 13개 있다. 그러나 방문한 시각 홈플러스는 5개의 계산대만 운영하고 있었고 계산을 기다리는 줄도 길지 않았다. 가양점과 같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 (왼쪽부터)지난 7일 홈플러스 가양점 진열대, 20일 홈플러스 동대문점 진열대, 20일 이마트 왕십리점 진열대. 좀 더 보기 좋게 이마트 형식으로 진열이 바꾼 홈플러스.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입구를 지나 들어가니 직원들과 진열대 등 매장의 분위기가 지난 7일 찾은 가양점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진열대는 반듯하게 정리정돈 돼 있었다. 형태와 사이즈 등 종류가 많아 흐트러지기 쉬운 일회용 비닐백 진열대도 가양점과 달리 보기 좋게 정리돼 있었다.

또한 곳곳에서 상품을 정리하고 빈 상품을 채워 넣는 직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직원들도 본인의 자리에서 고객들에게 적극 다가가 행사 상품에 대해 알려주고 있었다. 또한 10여개에 불과하던 시식코너는 27개로 늘어나 있었다.

▲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붐비는 이마트(왼쪽부터)왕십리점, 성수점.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1시간 간격을 두고 9시 이마트 왕십리점, 10시 이마트 성수점을 찾았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두 매장 모두 15개의 계산대를 모두 운영했음에도 뒤로 길게 늘어선 줄이 인상적이었다. 이마트는 어느 매장을 가도 ‘역시 이마트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성수점을 방문한 김재만(27세)씨는 “본점이라고 특별히 뭘 기대하고 오지는 않는다”면서 “이마트는 매장이 많고 어딜 가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수동에 살면서 필요에 따라 왕십리점, 자양점, 성수점을 이용하하는데 세 매장이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제품, 진열대의 정리정돈, 찾기 쉽게 정리된 카테고리, 직원들의 빠른 피드백 등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서비스로 성수점과 왕십리점도 같았다.

설문자 중 83.3%, 가까운 거리, 익숙함 꼽아

홈플러스 동대문점, 이마트 왕십리점·성수점을 방문하며 3곳에서 각각 10팀 총 30팀에게 설문을 했다.

홈플러스에서 설문에 참여한 10명 중 9명, 왕십리점과 성수점에서 설문을 참여한 20명 중 16명 총 25명이 집과 가깝기 때문에 방문한 마트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홈플러스를 방문한 권연우(54세)씨는 “집에서 가까워서 자주 오고있다”면서 “가격차이를 세세히 따지면 몇 십원 차이여서 할인혜택보다는 거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처에 이마트도 있지만 홈플러스가 몇 년 먼저 문을 열었다”면서 “마트에 오면 물건 찾는 게 일인데 낯선 곳에 가면 헤매게 되니까 제품 위치를 잘 알고 있는 먼저 다니던 곳으로만 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성수점을 찾은 30대 김경훈씨 부부는 “마트에 오면 기본 1~2시간은 있다 보니 이동시간이라도 줄이려고 가까운 마트로 가게 된다”면서 “제품진열대 사이 간격이 다른 곳보다 넓어서 이용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 이마트성수점 진열대 사이 넓은 간격으로 이동 편리.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홈플러스 방문객들은 홈플러스의 브랜드 이미지, 서비스, 편의성 보다는 집과 가까워 이용한다는 답이 9팀으로 가장 많이 했다. 나머지 1팀은 지나가다가 필요한 게 있어서 처음 방문했다는 답변을 했다.

설문자 46.6%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 분류 방식 중요

이마트를 찾아 설문에 참여한 설문자들은 가까운 거리와 함께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 분류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마트 왕십리점에서는 10명 중 6명,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8명이 답했다.

얼마 전 왕십리역 근처로 이사 온 신혼부부 차선영(31세)씨는 “이사 후 마트를 오는 건 처음”이라면서 “주변에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있지만 일단 이마트가 제품이 많다고 알려져있다 보니 먼저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전에는 마트에 올 일이 별로 없어서 잘 몰랐는데 오늘 와보니 다른 마트에 가지 않아도 이마트에서 필요한 걸 충분히 다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제품을 찾기쉽게 분류해 놓은 이마트.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이마트 성수점을 찾은 강명선(35세)씨는 “홈플러스에서 소스 코너를 갔는데 국내 소스랑 수입 소스랑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어 왔다갔다 두 번 오가야했다”면서 “그런면에서 이마트가 두 번 걸음하지 않고 제품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카테고리 분류를 잘 해 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는 다른 마트에선 못 본 제품들도 많이 있다”면서 “진에어 컵라면은 마트에서 처음 보는데 여행가는 기분으로 하나 사가서 집에서 먹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성수동에서 만난 김교원(31세)씨는 “마트에 오면 수십개의 수입맥주가 있는데 뭐가 먼지 몰라 한참을 서성이게 된다”면서 “이마트는 맥주 코너에 맥주 종류별 설명이 써있어 유용하고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곳과 달리 수입맥주도 시원하게 판매하고 있어 집에 가져가 바로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 알기 쉬운 수입맥주 설명 제공, 맥주를 냉장 보관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이마트.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이마트, 운영시간과 인원감축 아쉬워

이마트 방문자들은 운영시간 감축과 인원감축에 따른  시식코너 감소를 아쉬워했다.

이마트 왕십리점을 방문한 40대 주부 김경연씨는 “이마트 장점 중 하나가 시식코너가 많다는거였다”면서 “홈플러스 같은 경우는 시식하는 게 조금 눈치가 보여서 이마트를 더 이용했는데 이점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먹고 치우고 나오면 9시쯤 되는데 폐장을 한 시간 빨리하니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빨리 마저 장보고 가야한다”고 말하며 발길을 서둘렀다.

홈플러스를 방문한 고객들은 설문에서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방문한다는 답 이외에 다른 서비스나 편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마트를 방문한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답을 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8일 기자에게  “본사가 있는 매장이라고 더 특별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매장을 동일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변화의 시작이 모든 매장에서 일어나 지속된다면 홈플러스도 언젠가 ‘홈플러스’라는 이름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