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지원서류(입사지원서)를 보며 던지는 질문이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네요?”

입사지원서에 기재된 해외 경험에 대해 면접관이 궁금한 것이 생겼다.

“어디를 갔다 왔느냐? 기간은 얼마나? 돈은 얼마나 들었는지? 그 돈은 어디서 났느냐” 등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무엇을 보았느냐(배웠느냐)? 무슨 도움이 되었느냐?”라는 본격적인 질문도 날아온다.

면접 참여자 5명이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가정하자. 지원한 회사는 자동차회사라고 가정을 추가하자. 그리고 5명이 이런 답을 했다고 하자.

여러분이 면접관이라면 누구에게 좋은 점수를 잘 주겠는가? 물론 다른 요인도 많으며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지만 이 상황만으로 가정을 해보자.

(1) 면접자 : “다양한 제품과 사람을 보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2) 면접자 : “역사와 전통의 도시를 다녔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3) 면접자 :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들고 우정을 쌓았습니다. 앞으로 많은 교류를 하고 싶습니다.”

(4) 면접자 : “정말 다양한 자동차를 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회사 제품을 많이 보지 못해서 서운했습니다.”

(5) 면접자 : “‘벤츠’라는 회사에 관심을 두고 우선 독일을 필수 코스로 하고 6개국 정도를 돌았습니다. 우리의 경쟁사라는 관점에서 벤츠를 비교해 보려고 했습니다. 회사를 찾아가서 로비도 들러 보았습니다. 공장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문의를 했더니 미리 약속이 되질 않아 거절당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유럽의 다른 나라에는 벤츠보다는 ‘폭스바겐’ 차량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번 면접자의 경우는 비교적 답이 길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대개의 면접관은 귀를 쫑긋 세우고 상대를 눈여겨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지원서에 기재된 출신학교, 영어점수, 자격증 등은 미처 관심도 가지 않는다.

모두가 1번과 같이 혹은 2번과 같이 비슷한 답을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로 끝난다. 여느 면접장에도 많이 보는 광경이기도 하다. 특별한 다른 사람보다 나아 보이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특히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여행을 다녀온 그 기억이 그냥 “놀다왔다”는 수준의 답이라면….

중요한 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며, 돈을 쓰고, 방학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활용하는가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다’ 나은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졸업을 앞둔 시점에 잠시 해외를 다녀온 경험이나 추억에서 찾아내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지어낸 이야기일지라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직 대학에 재항 중인 학생들이 해외여행의 계획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그런 자세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두루뭉술한 여행이 아니라 자기의 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여행이 되고, 그런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입사지원을 하면 합격은 물론이고, 입사 후에도 다른 입사동기들보다는 재미있는 직장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칼럼을 읽은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해외여행을 보고 준비하는 자세를 바꾸어라. 혹시 부모님이나 교수님이라면 이런 자세로 지도와 조언하기를 바란다.

추가로 이런 경우를 입사지원서에 기재하는 경우로 예시를 들어본다. 기재항목에 ‘해외여행경험’이라는 항목을 두고 서식을 지정해 두었다.

(간혹 그냥 ‘경험, 활동’ 같은 제목의 항목으로 두루뭉술 두기도 한다. 주로 글로벌기업과의 거래나 교류가 많은 기업은 이런 항목을 두고 지원자를 평가한다)

패션섬유회사라고 가정해보자.

이제는 그냥 눈에 들어와야 한다. 과연 어떤 사람이 지원 회사에서 인재로 평가받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 누가 똑같은 직장생활을 덜 지겹게 근무할 사람인지?

두 경우를 보면 가장 중요한 취업준비의 첫걸음은 가고 싶은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업을 정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품목(Item)’이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은 그 다음의 문제다.

늘 취업준비는 ‘목표 설정’이 문제다. 취업전략(낄끼빠빠)의 첫걸음이다. 그래야 돈 많이 드는 해외여행이 본인의 미래와 연결되는 취업에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