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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벤처가 뜬다]① '바이오벤처', 대형사 빈자리 채워

"혁신신약 개발, 틈새시장 공략 통했다"

김윤선 기자 yskk@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1.24  1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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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정연기자.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Pfizer)가 치매완치제와 같은 혁신신약 개발을 주도한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전 세계 제약업계가 술렁거렸다. 2016년 기준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거대 제약사인 화이자는 미지의 영역의 신약을 다수 개발해왔다. 완치제가 없는 치매를 정복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영국 GSK, 미국 일라이릴리(Eli Lilly) 등 다국적 제약사가 지난 2015년 설립한 치매발견펀드(Dementia Discovery Fund)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화이자의 연구 포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충격파는 상당했지만 신약개발 열기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는 게 중론이다.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데다 특히 치매완치제를 개발하는 회사 중 바이오벤처 회사가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알렉터(Alector)와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eceusdticals), 한국의 메디포스트와 젬벡스앤카엘 등 벤처사들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치매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단독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벤처기업들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와 손잡고 공동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혁신신약 개발의 주도권이 대기업에서 바이오벤처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국내 바이오벤처업계의 신약개발 열기는 뜨겁다.

 

#‘바이오 붐’ 타고 늘어난 바이오벤처, 신약개발 ‘활기’

신약 연구개발(R&D)에서 바이오벤처가 뜨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소규모 기업은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에 적합한 체질을 갖고 있다. 거대 제약사가 몸집을 지키려는 방어에 치중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 바이오벤처들은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연구개발에 공격적인 자세로 달려든다.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국내에서도 ‘바이오 붐(Boom)’을 타고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바이오벤처들이 우후죽순 늘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새로 창업한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은 440여개를 넘어섰다. 2015년(202개)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해 사이에 폭발하듯 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에는 신라젠이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암세포를 선택해 감염시키고 죽이는 3세대 면역항암제인 ‘펙사벡(Pexa-vec)’을 개발하며 현재 임상 3상 시험 중이다. 1월 기준 전 세계에서 시판되는 항암바이러스제는 미국 암젠(Amgen)의 ‘티벡(T-VEC, 상품명 임리직)’이 유일한 만큼 신라젠이 펙사벡의 개발에 성공한다면 문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바이오벤처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을 허가받은 회사는 젬백스앤카엘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리아백스’는 지난 2014년 출시된 국내 21호 신약이다. 리아백스주는 암 중에서도 치료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췌장암의 적응증을 획득했다.

젬백스앤카엘 이후 국산 22호 신약을 허가받은 회사는 또 다른 바이오벤처인 크리스탈지노믹스다. 이 회사는 2015년 ‘폴마콕시브’라는 골관절염치료제를 내놨다. 이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 유전자 골관절염치료제인 ‘인보사케이’를 야심차게 출시하며 바이오벤처의 역량을 알렸다.

안과분야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로는 와이디생명과학이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당뇨병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망막병증(DR) 치료제는 주사제가 아닌 ‘경구약’이다. 이전까진 주사제를 눈으로 직접 주사해야 했기에 환자가 고통스러웠지만 경구약으로 개발이 가능하다면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와이디새명과학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R 치료목적의 국내 임상 2a 시험 실시에 관한 승인을 받았다. 앞서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아 국내 11개 병원에서 시험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간 벤처기업치고는 엄청난 금액인 300억원을 투입하고 국내 유명대학 출신 연구인력을 수혈한 게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바이오벤처, ‘틈새시장’ 노리기 적합한 체질 갖춰

이런 상황이어서 신약개발 주도권을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거머쥐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벤처기업들의 기술력이 크게 상승한 데다 도전정신이 바탕이 된 벤처기업의 체질은 거대 제약사와는 달리 혁신신약을 개발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바이오벤처들은 바이오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바로바로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특히 블록버스터 시장 외에 니치버스터 시장(희귀난치질환치료제 등의 틈새시장)은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만들어지는데, 벤처기업들이 여기에 맞춰 탄력적으로 아이템을 곧바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사무국장은 “예전에는 벤처기업들은 기술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이제는 해외나 국내 학계에서 연륜을 쌓은 사람들이 업계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등 전문가 저변이 굉장히 넓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바이오벤처가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것은 앞으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임상시험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이하 엘에스케이)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 부서장 오규호 상무는 “2017년 기준으로 바이오벤처의 임상시험수탁 건수는 2016년에 비해 약 50% 증가했고, 2015년에 비해서는 100%, 2014년에 비해서는 약 3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바이오벤처와의 임상시험 수탁 건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엘에스케이는 제약사의 임상시험 업무를 대신하는 토종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바이오벤처 임상시험 건수 증가세… CRO와 손잡은 새로운 모델 등장

바이오벤처의 임상시험 건수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CRO와 벤처가 함께 신약 연구개발에 나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했다. 엘에스케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바이오벤처사인 지엔티파마, 에빅스젠 등과 신약 공동 연구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지엔티파마와는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에빅스젠과는 에이즈치료제, 항암제, 항망막질환 치료제를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엘에스케이 관계자는 “이 같은 공동투자 신약연구개발은 국내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과 국내 토종 CRO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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