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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루의 한복으로 문화읽기] 우리 모두 애쓰고 있는 중

권미루 한복여행가 대표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1.13  09: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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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문화 활동과 한복 여행에 관한 강의를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받는 질문이 있다. 최근 경복궁이나 창덕궁 근처에서 보이는 왜색 한복저고리와 철사심이 들어 있는 치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한복과 문화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화’를 한복 입기 현상과 접목해 풀어보려 한다.

문화는 인종 간 혹은 집단 간 생활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말이나 생각, 음식, 의복 등은 해당 집단의 모습과 문화를 담고 있다. 궁에서 한복 입기는 눈에 보이는 모습과 실제 ‘한복’을 입는 사람들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총체론적 견해로서 문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궁에서 혹은 특정 지역에서 한복을 입는 행위를 깊이 살펴보면 개인의 선호도, 취향, 관심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측정하기 어려운 실체 없는 추상으로, 관념론적 견해로서의 문화이기도 하다. 문화학자 화이트는 상징물과 문화의 관계에서 맥락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오랜 기간 생활환경에서 쌓이는 지식, 그리고 현상과 사건들 모두 기능적 복합총체로서 문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궁에서 한복 입기 문화는 꾸준히 이어진 전통은 아니지만 ‘궁에는 한복이 잘 어울린다’라는 새로운 규칙 또한 한국인 스스로의 개념체계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문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복은 서양복과 구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쓰였던 용어로서 ‘한국인이 입는 옷’이라는 해석으로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에 따른다면 삼국시대에 입었던 옷도 한반도에 살던 한국인이 입었던 옷이므로 한복이라는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 같은 측면에서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한복’이 아닌 옷도 한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 우린 한국인이고 우리가 입는 옷은 또한 현 시대의 한복인 셈이다. (과거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국가마다 선호하거나 유행하는 패션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면이 있다. 계급을 구분하고 소수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의도의 상징성을 가진 옛 의복의 기능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개인의 체형의 장단점을 부각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쓰인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변화다.) 이러한 폭넓은 연장선상에서 살펴볼 때, 과거 한복의 형태가 변함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욕심일 수 있다. 전통과 문화라는 것은 계승적 측면과 함께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과 전통이 아닌 것을 긴 작대기의 끝과 끝에 놓고 봤을 때, 왜색 한복저고리는 실은 왜색이 아니며, 철심이 들어간 치마는 현대에 입을 수 있는 수많은 치마 종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복을 입고 개성을 표현하고 싶던 개인의 생각은 젊은 구성원들과 ‘공유’됐고, 이는 점차 넓은 연령대로 퍼져 나갔다. 이는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는 20대 삶의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 싫존주의(불호까지 취향으로 존중하다), 휘소가치(흩어지는 가치에 지갑을 열다) 등과 같은 표현들이 그렇다. 한복 입기 문화를 확장시킨 20대는 한복 입기를 전통의 굴레에서만 바라보지 않는다. 즐길 수 있는 것, 남들이 뭐라 해도 자기가 만족스러운 것, 순간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세대다. 그렇기에 재미로, 즐거움으로 한복을 입고 노는 것이다.

현 사회의 문화목록은 시시각각 변한다, 변하는 중이다. 한복 문화 또한 전통과 일상성의 경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한복을 입고 활동을 하거나 여행을 하는 모습은 2014년만 하더라도 일종의 혁신이었지만 지금은 한복 문화 활동의 한 모습으로 수용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혁신을 받아들이는 쪽과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이 나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애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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