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인공지능 사업부를 연이어 설치하는 한편 관련 기술력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리서치 산하에 AI(인공지능) 센터를 신설했다. 이근배 센터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가다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8월 캐나다 몬트리올대학에 인공지능 랩(Lab)을 설립했다. 지난해 비브랩스를 통해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한편 카카오의 인공지능인 카카오 I와 협력하는 등 행보 자체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카카오와 삼성전자는 지난 10월12일 카카오톡과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삼성전자 생활 가전제품에 연동해 스마트 가전 서비스를 함께 구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구성기 상무는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차별화된 스마트가전 기술 리더십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진화한 모바일라이프 플랫폼인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IoT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빅스비를 보완하기 위해 토종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대화형 인공지능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으며, 현재 플런티 직원들은 모두 삼성전자로 흡수됐다.

▲ 삼성전자 피인수로 서비스를 중단한 플런티. 출처=갈무리

LG전자도 인공지능 기술력 고도화에 나섰다. 조직개편에서 CEO 직속 융복합사업개발센터를 신설해 MC사업본부를 맡는 황정환 신임 MC사업본부장 주도로 미래 먹거리 창출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 공항안내 로봇 등을 제작하며 인공지능과 로봇의 경쟁력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지금까지 LG전자는 인공지능에서 오픈 플랫폼 전략을 구사했다. 아마존 알렉사에 자사의 가전제품을 연동시켰으며 구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 열린 구글 I/O에서 구글 홈으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를 작동하는 모습이 시연되기도 했으며 LG전자의 LG V30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글로 패치가 끝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다.

지난달 20일 LG전자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LG전자의 스마트 스피커 씽큐 허브에 탑재된다고 발표했다. 씽큐 허브는 사용자와 대화하며 집안 가전제품의 상태를 확인해 알려주고 동작을 제어하는 기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LG전자가 키워낸 인공지능 허브기기의 역할에 네이버 클로바가 탑재된 셈이다. 연동된 가전제품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로바를 통해 네이버 뮤직 접근도 가능하다.

SK텔레콤도 인공지능 누구 출시에 이은 파생 플랫폼 누구 미니, 나아가 내비게이션인 T맵과의 연동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AI 리서치 센터를 설립했으며 CEO 직속으로 ‘테크 인사이트 그룹’도 만들었다. 올해 3월 만들어진 AI 사업단 구축에 따른 후속조치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주도로 인공지능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SK C&C는 IBM 왓슨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출시해 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유통은 물론 의료, 교육, 서비스, 금융, 제약 등 활용범위를 크게 넓히는 중이다.

KT도 기가지니 스피커 출시를 통한 인공지능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실리콘밸리의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기업인 사운드하운드에 5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 1월 조직개편에서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전담하는 AI테크센터를 신설했다. 5월 초에는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과 생태계 조성을 담당하는 기가지니사업단을 출범시켰으며 연말까지 200명 수준의 인공지능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기가지니 패밀리까지 출시하며 인공지능 파생 스피커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 KT 기가지니 패밀리. 출처=KT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보다 스마트홈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19일 LG유플러스는 네이버, 대우건설과 협력해 인공지능 스마트홈 구축을 선언한 상태다. 푸르지오 아파트에 냉난방 및 조명가스 제어, 무인택배, 에너지 사용량 확인, 주차관제 등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비롯해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밥솥, 가습기 등 개별 구매하는 사물인터넷 가전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력을 가다듬고 있다. 3D 맵핑과 위치기반서비스 중심의 데이터 확보, 기술기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력을 다양한 패러다임으로 녹이는 중이다.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출시했으며 LG전자와도 협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I를 중심으로 삼았으며 일찌감치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브레인, 사내 AI부서를 가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미니가 하드웨어 첨병으로 활약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