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 외환위기 후폭풍은 거셌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들이 연거푸 문을 닫았고 업권을 가리지 않고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 우리나라 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IMF 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 90년대 이후 선진국 대형금융기관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적극 진출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국내 은행들은 시장 점유율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직전까지 금융산업 개방과 부실금융기관의 해외매각 등을 적극 전개해온 터라 외국인 지분참여가 늘어난 상황이었다. 위환위기로 부실 채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생존보다는 퇴출되는 은행이 많아질 위험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은행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 및 금융업의 겸업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제도,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 모두 9개다.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는 2001년 4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다. IMF 이후 한빛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에 공적자금이 대규모 투입되며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올라서며 관리의 효율성 차원에서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만들어졌다. 자회사로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등을 두고 거대 금융지주로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13년 경영이 악화되며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를 분리매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에,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에 인수됐으며 우리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가, 우리자산운용은 키움증권이 인수하게 됐다. 기타 자회사의 분리매각이 끝난 후 2014년 11월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며 사라졌다.

 

2001년 9월 신한금융지주 출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2001년 9월 우리나라 두 번째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지주가 출범한다. 신한은행, 신한증권, 신한캐피탈 등 신한 계열 금융사의 지분을 이전해 만들었다. 설립 당시만 해도 몸집이 큰 편은 아니었으나 이후 조흥은행, 제주은행, LG카드 등 굵직한 인수·합병에 연이어 성공하며 거대 금융지주로 자리 잡게 됐다. 2017년 결산기준 총 자산은 413조9000억원으로 업계 2위 금융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등을 두고 있다. 역대 회장으로는 라응찬(2001~2010) 초대 회장, 류시열 전 회장대행(2010~2011), 한동우(2011~2017) 전 회장 등이 역임했고 올해부터 조용병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출범

2005년 12월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생명 등 하나 계열 금융사가 모여 하나금융지주가 출범한다. 금융지주체제로 변신 이후 하나UBS자산운용, 하나HSBC생명보험, 하나SK카드 등을 출범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마케팅으로 몸집을 키워갔다. 2015년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에 통합되며 은행권 파이를 키웠다. 하나은행 설립 당시 2개에 불과하던 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 1163개 국내외 네트워크로 크게 성장했다. 2017년 결산기준 총 자산은 349조원으로 업계 4위 금융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이 있다. 역대 회장으로는 김승유(2005~2012) 초대 회장 이후 김정태 회장이 2012년부터 기업을 이끌고 있다.

 

2008년 9월 KB금융지주 출범

KB금융지주는 2008년 국민은행 계열이 모여 출범한 금융지주회사다. 은행·증권·보험 등 다양한 업권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는 금융지주체제를 갖췄지만 KB국민은행 수익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4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했고 이듬해 KB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바꿔 출범했다. 2016년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합병하고 지난 1월 KB증권으로 사명을 바꿔 출범했다. 2017년 결산기준 총 자산은 422조2000억원으로 업계 1위 금융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KB부동산신탁, KB생명보험 등이 있다. 역대 회장으로는 황영기(2008~2009) 초대 회장, 강정원(2009) 전 회장, 어윤대(2010~2013) 전 회장, 임영록(2013~2014) 전 회장 등이 역임했고 윤종규 회장이 2014년부터 수장을 맡고 있다.

 

2011년 3월 BNK금융지주 출범

BNK금융지주는 2011년 우리나라 최초 지방은행 금융지주회사다. 출범 당시 사명은 BS금융지주로 부산은행이 중심이 됐지만 이후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2015년 3월 BNK금융지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필두로 영남권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경남은행 인수 이후 총자산 기준 SC제일은행, 한국시티은행 등 시중은행을 웃돌며 지방은행의 저력을 보여줬다. 2017년 결산기준 총 자산은 104조8000억원으로 업계 5위 금융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캐피탈 등이 있다. 역대 회장으로는 이장호(2011~2013) 초대 회장, 성세환(2013~2017) 전 회장 이후 김지완 회장이 올해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 출범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이 합병돼 설립된 것이 NH농협금융지주의 전신이다. 이후 농협선물(현 NH선물), 농협CA투자신탁운용(현 NH-아문디자산운용), NH캐피탈(현 NH농협캐피탈) 등을 출범하며 몸집을 키워오다 2012년 3월 농협중앙회가 신경분리를 하며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했다. 2017년 결산기준 총 자산은 381조6000억원으로 업계 3위 금융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NH농협은행, NH저축은행,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을 두고 있다. 역대 회장으로는 신충식(2012) 초대 회장, 신동규(2012~2013) 전 회장, 임종룡(2013~2015) 전 회장이 역임했으며 2015년부터 김용환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