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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중의 거꾸로 쓰는 금융]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김석중 금융전문기자 겸 고문 sjkim@econovill.com

기사승인 2017.12.06  08: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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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FOMC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1월30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0.25%p 인상했다.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로 1) 국내 경기의 회복세 2) 미국 금리 인상 3) 가계부채 증가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이유가 타당한지 따져보자.

첫째, 국내경기의 회복세다. 2017년 3/4분기의 국내총생산 잠정치가 전기대비 1.5%p 상승하고 연간 GDP 증가율도 3.2%p를 웃돌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선제적 금리인상은 사실 총공급에 비해 총수요 상승 압력이 증가하여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할 때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하여야 하나, 과연 현재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소비증가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의 압력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고 물가 상승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을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 또한, 3/4분기 소비지출의 내용을 따져보면 민간소비는 0.8%p 증가에 불과하고 정부소비가 2.3%p를 차지함으로써 소비증가는 정부소비가 주도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소비는 정부의 재정부담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민간소비에 비해 영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일시적인 증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결국, 반짝 경기회복의 원인이 정부소비와 수출 증가에 기인하고 있고 본격적이고 체질적인 경기회복의 요소인 민간소비와 민간투자는 제자리걸음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보는 이유를 모르겠다.

둘째, 미국금리의 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금리역전 현상 방지다. 미국 금리가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금리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걱정하는 부분은 결국 자본의 유출과 환율상승(원화가치의 하락)일 것이다.

그러나, 자본의 유출은 내외금리차에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환율상승은 자본 유출을 막는 동시에 수출을 증가시키는 순기능도 한다. 또한, 자본의 유출은 금리차보다는 환율에 영향을 더 받고 투자 수익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연 미국금리의 인상이 우리 금리의 인상을 동반하여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셋째, 가계부채 문제다. 가계부채는 금융정책을 통해 이미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부채서비스비율 ), RTI(이자상환비율), LTI(소득대비대출비율) 등 각종 지표관리를 통해 가계부채 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예정하고 있어 신DTI(내년1월 시행예정)가 시행되기도 전에 대출금리는 폭등하고 담보대출은 막히고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로 몰리고 있는 상황인 바, 과연 기준금리의 인상이 추가적인 시중금리의 인상을 부채질하는 것 외에 가계부채 억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가계부채는 가계의 소득증대와 더불어 서서히 줄여야 영세자영업자와 서민가계의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위의 방침대로 서서히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위의 방침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에 불과하다.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사실 국민경제 전체를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경제의 주요주체인 가계와 기업을 이분화해서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누고, 가계도 상위 10%의 고소득·고자산 가계와 서민층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향을 받는 정도나 방향이 무관하거나 상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대기업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 대기업의 투자는 금리보다는 수익성에 따라 투자를 결정할 뿐 아니라, 대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이 풍부하여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할 필요도 없고 차입을 하더라도 갑의 위치에서 차입을 실행하므로 금리상승이 투자를 막는 요인이 되지 못한다.

대기업의 경우 환율에 민감할 수 있고 금리인상이 환율을 하락시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통상 대기업은 헤징(Hedging)을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총수요를 억제하여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으나, 수출대기업의 수요는 해외에서 발생하고 국내물가의 억제나 환율의 하락은 국내비용이나 수입원가비용을 줄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수출을 위주로 하는 대기업은 사실 금리인상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금리인상을 긍정적인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가계의 경우도 고소득자·고자산가인 상위 약 10%의 가계는 금리인상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부를 축적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와 무관한 고소득·고자산가는 자본소득이 증대되고 물가는 내려가고 부실자산은 시장에 쏟아져 헐값에 추가 자산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IMF외환위기 때 어떤 상황이 전개되었는지를 상기해 보면 될 것이다. 한은총재의 “금리인상이 부의 양극화와 무관하다”는 주장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발언이다.

반면, 국민경제에서 수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및 영세자영업자, 그리고 서민층 가계에 대한 영향은 수출대기업과 고자산가에 비해 확연히 다르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민가계 및 영세자영업자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로 정체된 실질소득하에서 생활은 더욱 궁핍해지거나 수익성은 더욱 떨어져 신용불량자나 폐업의 위기로 몰리는 서민과 자영업자를 양산하게 된다.

또한, 자영업자의 생존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서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기대하는 물가안정에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오히려 서민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과잉유동성보다 부채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가계부채와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이 기존부채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대기업과 달리 금리에 민감하여 신규투자는 엄두도 낼 수 없다. 또한, 환율의 하방압력은 헤징(Hedging) 여력이 없는 대다수의 수출중소기업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다. 내수중소기업 제품들은 대부분 공산품으로 자영업자와 달리 물가하방 압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내수중심 중소기업도 금리인상은 결코 바람직한 영향을 받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금리인상의 이유로 제시한 경기회복, 미국금리인상, 가계부채 등이 정녕 금리인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인지에 대해 의문이 많고, 가계와 기업을 각각 구분하여 영향을 분석해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고소득·고자산 가계는 더 부자로의 기회를 주지만 서민가계는 더 가난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대기업에게는 별 영향도 미치지 않으면서 우리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개인자영업자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큰 금리인상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여기에서의 예측이 틀려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니 긍정적인 곳이 있긴 있는듯하다. 은행을 비롯한 대출금융기관은 이 틈에 예금금리는 찔끔, 대출금리는 시원하게 올려 수익을 상당히 올릴 것이다. 금융기관을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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