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트코인에 쏠리는 시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재화냐? 통화냐? 나아가 비트코인을 믿을 수 있는가? 블록체인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비트코인은 알겠는데 비트코인 캐시는 또 무엇인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이코노믹리뷰가 그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 출처=픽사베이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 캐시(BCH)는 2017년 8월1일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에서 갈라져 나와 새롭게 탄생된 알트코인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외 모든 가상화폐를 지칭하는 단어다. 13일 오전 11시 기준, 시가 총액 약 26 조원을 기록하며 생성된지 약 3 개월 만에 2세대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에 이어 시장 규모 3위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 차이점은
비트코인 캐시는 2100만 개의 발행량과 SHA256 알고리즘, 작업증명(PoW)방식을 가진다는 점에서는 비트코인의 기술 구조와 거의 동일하다. 단 한가지 차이점은 ‘블록 용량’인데, 기존 비트코인의 블록은 1MB 로 용량이 제한되어 있는 반면에 비트코인 캐시는 최대 8MB 까지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비트코인의 거래보다 빠른 처리 속도 및 수수료는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제일 궁금한 것. 비트코인 캐시는 어떻게 생겨났나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화두는 하드포크다. 하드포크는 기존의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버전의 블록체인으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말한다. 보통 기술적인 결함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는 중국의 최대 채굴업체인 비트메인(Bitmain)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그러나 비트메인이 돌연 입장을 바꾸고 세그위트 2X 를 지지하면서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는 무산되는 수순을 밟았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중국의 거래소이자 채굴 업체인 viaBTC 가 단독으로 하드포크를 감행하겠다고 나섰고, 여기에 당시 가장 큰 거래소 중 하나였던 중국의 오케이코인(OKcoin)까지 합세하면서 8월 1일 하드포크는 공식화됐다.

이들은 당시 업계 내 대세였던 세그위트 2X(일명 BIP-91) 업그레이드 제안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하드포크를 시행해 새로운 버전의 블록체인을 생성시켰다. 이 블록체인에서 나온 것이 바로 비트코인 캐시다.

#아니, 잠깐만 너무 어려워...하드포크? 소프트포크? 
차근차근 짚어보겠다. 포크(Fork)란 특정 암호화폐를 뒷받침하는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업데이트 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고 볼 수 있다. 손잡이로부터 두세 갈래로 갈라지는 포크(fork)의 모양처럼 블록체인도 ‘포크’라는 과정을 통해 여러 버전으로 나뉘게 된다. 우리가 스테이크 썰 때 쓰는 그 포크가 맞다.

포크의 방식에 따라 하드포크와 소프트포크로 나뉜다. 예를 들어보자. 한글 97 에서 작성된 문서가 한글 2002 버전에서 열린다면 이 업데이트는 소프트포크, 한글 97 이 MSWord 로 업그레이드되어 이전 버전에서 작성한 문서가 호환되지 않는다면 하드포크로 비유할 수 있다. 하드포크가 시행되면 새로운 버전은 기존의 버전과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네트워크 사용자들은 두 블록체인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여기서 모든 유저들이 새로운 버전으로 옮긴다면, 구버전의 블록체인은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된다. 그러나 기존 체인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새로운 체인을 지지하는 세력이 모두 존재하는 경우 두 체인은 어느 쪽도 소멸하지 않고 평행하게 공존하게 된다. 이 경우 각각의 체인에서 사용되는 코인도 함께 분리되기 때문에, 새로운 코인이 나타난다.

#에어드롭이란...새로운 투자법인가?
하드포크가 진행될 경우 해당 코인을 보유한 사용자들은 같은 양의 코인을 추가로 지급 받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 사례를 예로 들면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용자들은 같은 양의 비트코인 캐시를 추가로 얻게 된다.  사용자는 1대1 비율로 지급받게 된다. 이를 업계에서는 에어드롭(Airdrop)이라고 부른다.

투자자들은 에어드롭을 위해 비트코인 캐시를 지원하는 거래소로 보유한 비트코인을 옮기거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기도 한다. 거래소에서 치열한 눈치게임이 벌어지는 이유다. 하드포크로 생성된 신규 코인을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가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다. 그런 이유로 하드포크가 있기 전 아직 생성되지 않은 코인을 사고 파는 선물 거래(Future trading) 서비스도 생겼다.

#우리 돈 이야기를 해보자. 비트코인 캐시 막 오르던데?
비트코인이 오를 때가 있고 비트코인 캐시가 오를때 있다. 출렁인다. 다만 재미있게 봐야하는 지점은 비트코인이 추락하고 비트코인 캐시가 비상했던 최근의 일이다.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지만 이 대목이 의미있는 이유는 하드포크의 영향력에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하락하고 비트코인 캐시가 올라간 배경은 비트코인 세그위트 2X 하드포크가 잠정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상황은 또 모르는 법. 투자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뭔가 중요한 것을 그냥 넘긴 기분이...'세그위트 2X 하드포크'란 
지난 2년간 비트코인은 블록 용량 1MB 를 초과하는 거래량으로 인해 거래 처리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고, 거래 수수료가 치솟는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 이 문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세그위트 2X는 지난 5 월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2017’ 컨퍼런스에서 주요 업체 56 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채택한 합의안이다.

그런데 세그위트 2X 하드포크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이 ‘NO2X’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세그위트 2X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커뮤니티는 차츰 세그위트 2X 진영과 NO2X 진영으로 분열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 전투는 잠정적으로 휴전상태다.

#비트코인 캐시도 하드포크 했는데
세그위트 2X 의 무산으로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비트코인 캐시 역시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해 13일 하드포크했다. 비트코인 캐시는 아버지 격인 비트코인과 똑같은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탄생 직후부터 비트코인과 동일한 난이도로 채굴을 하게 된다. 그러나 블록 사이즈를 8MB 까지 늘릴 수 있는 기능이 추가 되면서 기존의 난이도 알고리즘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드포크 축하한다(?) 그럼 신규 코인 또 생기나
100% 배제할 수 없다. 에어포켓 등으로 공짜돈을 챙기기 위한 세력이 체인 분리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계속되면 시장이 분열할 수 있다. 업계의 고민이다.

#비트코인 골드는 
지난달 10월 24일 비트코인 골드(BTG) 하드포크가 있었다. 중국의 채굴 업체인 라이트닝에이식(LightningAsic)의 CEO 잭 리오(Jack Liao)의 주도 아래 탄생했다. 누구나 그래픽 카드를 이용해 채굴할 수 있는 GPU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하겠다고 나섰다. 쉽게 채굴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일단 회의적이다.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비트코인 캐시...전망은
세그위트 2X 하드포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비트코인 캐시 진영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로저 버(Roger Ver)가 최근 트위터와 bitcoin.com 을 통해 “비트코인 캐쉬가 진정한 비트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비트피코(BitPico)라는 채굴회사는 여전히 하드포크를 노리고 있다. 또 시장 파편화도 문제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