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회생절차 종결이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지연과 폭발사고 등으로 경영정상화에 빨간불이 켜져있는 상태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해외 선주와 수주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기관의 선수금 환급보증 발급이 지연되고 있어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지난 8월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내 잔유 보관탱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관련 법적절차가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STX조선해양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주 잔량은 총 17척으로, 이 중 6척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수주한 계약이며 나머지 11척은 올해 계약한 것이다. 이밖에 올해 7월 선박 기본계약과 옵션을 포함해 4건의 수주가 진행됐지만 선수금환급보증이 지연돼 최종 계약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 7월 선박 건조계약을 했지만 선수금환급보증이 60일이 지난 지금까지 발급되지 않았다”면서 “선주가 계약을 취소할 여지가 있어 이에 관한 계약은 수주 잔량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폭발사고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면 오는 12월에 공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전관리와 관련된 법적인 절차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선수금환급보증이 지연되는 것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등  다른 조선소의 수요를 감당하는데 여력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 법정관리 졸업한 STX조선해양, 회생채무 10년내 상환할 수 있을까?

올해 7월 법정관리를 종결한 STX조선해양은 현재 총 8100억원의 회생채무가 남아있으며, 대주주는 산업은행(지분율 43.91%)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공익채권을 제외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조세채권까지 합쳐서 8100억원 가량의 회생채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8100억원의 채무중 올해 2분기까지 총 2392억2000만원의 회생채무를 두고있으며, 나머지 금액은 출자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의 회생담보 채권단들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이 기업의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했다. 2015년까지 완전자본잠식이었던 이 기업의 부채비율은 2분기 34%를 나타냈다.

STX조선해양은 사실상 회생채무 대부분을 출자전환해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됐지만 나머지 채무에 대해 10년간 변제하려면 수주 확보를 통해 영업이익이 매년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실적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4년 약 2조998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그 다음해인 2015년에는 38% 감소한 1조8493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주를 따내지 못한 2016년에는 1조6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으며 지난해는 약 1987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올해 2분기까지도 약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 올해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구조조정으로 기업 외형 축소…수주 달성이 고비

한편 STX조선해양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지난해까지 계열사 매각과 인력 감축 구조조정을 마쳤다. 회사는 지난해 자회사인 STX프랑스와 고선조성해양을 각각 이탈리아 국영 조선업체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와 유암코-삼강엠엔티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으로 기존 크루즈와 선박기자재부문 사업도 중단됐다. 또 기존에 직영 3600명, 협력사 5500여명으로 총 9100명의 근로자들을 구조조정해 현재는 직영 1400명, 협력사 1500명으로 대폭 줄여 운영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이 계획에서 올해 내년 13척 이상 수주를 달성하려고 하는데 남아있는 약 2900명으로 선박을 제조해야 한다. 업계는 STX조선해양이 구조조정으로 고정비가 감소했지만 수주잔량을 높여 생산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이 줄어들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져 제조과정에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이 회생하려면 원가절감보다 매출 규모에 맞춰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수주가 목표했던 8척보다 많은 11척을 달성했고 해운업 경기가 과거보다 개선됐기 때문에 내년 수주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조선소내 사고로 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수주 달성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