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탈 모바일을 꿈꾸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단 많은 기업들은 초연결, 즉 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웹 기반 인프라가 온라인 시대를 넘어 모바일이라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작동했다면, 이제는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대목은 초연결 플랫폼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단순한 연결의 주체를 넘어, 일종의 기간 인프라 사업자로 군림하려는 장면이다. 일반적인 ICT 기업은 물론 제조업체, 전자상거래 기업도 모두 비슷한 꿈을 꾸고 있다.

ICT 기업의 사물인터넷 준비 상황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구글과 애플, SNS의 페이스북 등은 모든 사업의 방점을 ‘연결’에 찍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메이드 바이 구글 프로젝트를 위시해 다양한 하드웨어 직접 제조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으며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그릇을 중심으로 iOS 생태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연스럽게 ‘미래 소통의 플랫폼’으로 가상현실 등에 주목하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연결을 지향한다.

다만 단순한 연결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ICT 기업들은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며 일종의 기간 인프라, 즉 원천적인 콘트롤 타워를 지향한다. 오지에도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을 준비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 라이트를 통해 열악한 통신환경에서도 기본적인 페이스북 구동을 지원하는 페이스북이 단적인 사례다. 이들은 운영체제의 방식을 초연결 생태계로 이식해 스스로를 PC 시절의 윈도로 규정하고 있다.

알리 운영체제를 구축한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전자상거래 업체를 넘어 사물인터넷 운영체제를 사업의 핵심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내년 초 중국 합작법인 둥펑(東風)푸조시트로앵을 통해 스마트카 출시에 힘을 더하는 한편, 알리 운영체제를 탑재하겠다고 밝힌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전자상거래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공언해 모두를 놀라게 만든 바 있다.

신유통의 개념으로 전자상거래가 하위개념에 자리잡으며, 이제 세상의 핵심은 빅데이터로 흘러갈 것임을 예견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드로이드와 iOS의 시대처럼 핵심 콘트롤 플랫폼이 초연결 시대에도 지속된다면, 알리 운영체제로 승부를 걸어 일종의 빅데이터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알리바바의 복안이다.

미국의 GE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산업인터넷 운영체제 프레딕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이 역시 사물인터넷 시대의 ‘엔드단’에 B2B 솔루션이 위치하고 있으며, 프레딕스와 같은 운영체제로 사물이 아닌 산업의 핵심을 노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미국법인도 최근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삼성은 데이터 회사”라고 천명했다.

물론 초연결 생태계의 기본 구동방식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노림수가 어떤 결론을 낼 것인가’에 대한 답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ICT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 각자가 가진 플랫폼에 천착하는 것이 아닌, 플랫폼으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능하다면 스스로가 기간 인프라가 되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