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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터랜드(hinterland)’를 찾아서] 배후지, 새 트렌드 '골목상권'…'핫플'로 뜨다

역사(歷史)와 문화가 공존하는 ‘골목상권’의 어제와 오늘

김서온 기자 glee@econovill.com

기사승인 2017.10.12  17: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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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의선 숲길(연트럴파크)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대한민국 대표 포털 ‘초록창’에 ‘골목’이라는 두 단어만 입력해도 서울 방배동 카페골목에서 전주 막걸리 골목, 대구 막창골목, 부산 민락골목시장까지 대한민국 끝에서 끝까지 수많은 골목상권들을 검색할 수 있다.

골목의 사전적 의미는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 흔히 골목이라 하면 유동인구가 없어 오가는 사람이 드물거나 후미진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지만, 마치 ‘은둔의 고수’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맛집들 중 대다수가 골목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골목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최근에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를 꽃피우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전국의 골목상권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한적한 분위기에 작은 주택들을 위주로 들어서 있는 형태를 동네 골목길상권이라 한다. 가성비 높은 거래가격 때문에 요즘의 젊은 창업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상권”이라면서 “과거 골목길 상권은 C급상권이라 분류되었으나 최근에는 동네 골목길 상권이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이사는 “이면도로와 좁은 골목, 반지하 등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다. 이런 골목 상권에서 새로운 트렌드와 이슈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보니 최근에는 대형 상권 못지않게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관악구 봉천동 샤로수길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소위 요즘 ‘뜨는’ 상권 중 하나인 ‘샤로수길(서울대학교 정문의 ’샤‘ 모양의 조형물과 압구정 가로수길의 형성기를 닮았다 해 붙인 단어). 샤로수길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이어지는 관악로 14길을 일컫는다. 노상에 자리를 깔고 채소와 과일 등을 팔던 시장 골목이 젊은 창업자들이 모여들어 구(舊)와 신(新)의 독특한 조화를 만들어내 인기를 끌고 있다.

샤로수길 1층 33.3㎡당 A급 점포의 평균 시세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200만원~300만원, 권리금 5000만~6000만원, B급 점포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50만원~200만원, 권리금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근처 상가의 매물 가격은 3.3㎡당 4000만~5000만원 선이다.

샤로수길 초입의 Y부동산 관계자는 “샤로수길이 형성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면서 “이 상권의 특징은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성 있는 청년창업자들의 식당과 시장‧주택가가 함께 뿜어내는 남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많아지고, 샤로수길에 들어오려는 예비 창업자들이나 다른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망원동의 앞글자 ‘망’과 이태원 경리단길을 딴 ‘망리단길’은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이면도로로 들어서면 만나볼 수 있다. 샤로수길과 마찬가지로 망리단길 역시 대도로변에 형성된 상권이 아니라 망원시장에서 이어지는 ‘포은로길’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 권 이사는 “포은로길은 원래 주택가였으나 홍대, 연남동, 합정동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이 높아지는 임대료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가까운 망원동으로 옮겨오면서 상권이 형성됐다”면서 “자연스럽게 망원시장의 오래된 가게와 독특한 인테리어의 새로운 가게가 함께 자리 잡은 것”이라고 했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에 예쁜 카페들이 줄지어 있고 바로 옆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가수 육중완의 단골로 알려진 닭강정과 고로케 등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망원시장이 함께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알려져 있다.

망리단길 점포 시세는 33㎡당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평균 월세 110만원 선이다. 입지가 조금 떨어지는 경우 33㎡당 보증금 1000~1500만원에서 평균 월세 80만원 권리금 3000만원 선이다. 망원동 시세는 포은로길을 중심으로 서교동 쪽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높아지고 망원2동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낮아진다고 한다.

분지로 둘러싸여 여름이 덥고 겨울이 추운 도시 ‘대구’. 대구에서도 가장 번화한 반월당네거리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전혀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을 준다. 구 중앙시네마(현 폐건물) 옆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서면 ‘대구 진골목’을 만날 수 있다. 진 골목은 긴 골목이라는 의미로 경상도에서는 ‘길다’를 ‘질다’로 발음해 붙여진 이름이다.

고층빌딩과 밤이면 더 화려해지는 불빛들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로 고즈넉한 느낌에 그때 그 시절 옛 풍경을 그대로 간직했다. 프랑스 선교사가 설계한 고덕 양식의 계산성당과 1982년 오픈해 정치인들과 문인들이 즐겨 찾던 미도다방, 1947년 개원한 대구 최초의 양옥건물 ‘정소아과의원’ 등은 진골목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대구 근대골목투어 관계자는 “진골목이 포함된 투어 코스가 가장 인기 있는 코스 중 하나”라면서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진골목을 방문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딴 세상’에 온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진골목은 근대 초기 달성 서씨 부자들이 사는 동네로 유명했다고 한다. 대구 최고의 부자였던 서병국을 비롯해 그의 형제들이 모여 살았으며 코오롱 창업자 이원만, 정치인 신도환, 금복주 창업자 김홍식도 진골목에 살았다.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근대의 산물들과 함께 오래된 맛집들도 즐비하다. 유명 프로그램에 소개된 육개장집을 비롯해 일본 분식점, 한정식집, 일본 정통 초밥 등이 있다.

지난해 대구시는 경북도와 손을 잡고 2016년을 ‘중국인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유커 38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 2014년 9월 대구국제공항이 중국인 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지정되면서, 대구에는 2015년 한 해 이용객이 2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유커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진골목을 만날 수 있는 근대골목투어 2코스는 대구 최초의 양옥집인 정소아과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담고 있어 유커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약전골목, 떡전골목을 비롯한 대구 특화 골목도 유커 유입에 제격인 볼거리로 꼽힌다.

대구 동성로의 중국인 관광객 전문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진골목은 유동인구 80만명이 넘는 동성로라는 대형상권 안에 있다”면서 “관광을 즐기는 중 자연스럽게 유커들의 소비와 쇼핑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좋은 상권은 다른 상권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상권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연남동, 망원동, 샤로수길, 경리단길의 상권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소규모 개성 있는 점포가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개성을 잃은 압구정, 이대, 신촌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및 유동인구 감소로 상권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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