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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가상 스토리] 12년 차 마케터 ‘평범한’ 과장의 좌충우돌 마케팅 이야기 ⑪

마케팅, 잘하고 있는 건가요? Chapter 11. “사장님 지시 사항”

김새암 <신비한 조약돌의 선택> 저자, 김미예 숙명여대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7.09.14  11: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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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을 창조하기 위한 두 가지 기본적인 활동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성과를 올리는 것은 마케팅과 혁신뿐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남긴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마케팅이 당신의 조직에서는 어떤 상황인가? 잘 돌아가고 있는가? 만약 상황이 좋지 않다면 여기서 같이 해결책을 찾아보자.

그러나, 그 해결책을 단순히 ‘마케팅’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마케팅이 실제로 계획‧실행되는 곳인 회사라는 ‘조직’ 측면의 개선 없이는 아무리 좋은 ‘마케팅’ 해결책도 실행조차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과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해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자.

추가로 “경영의 목표는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데리고 탁월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활동이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다. 이에 이 글은 극히 평범한 마케터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관점에서 작성되었다.

   

Ch. 11: 사장님 지시 사항

“평 과장. 이건 뭐야? 웬 과일 모양 패키지가 이렇게 많아?”

“아. 사장님.”

갑자기 나타난 사장님에 깜짝 놀란 평 과장이었다.

“아 그건, 김 팀장하고 나 차장이 꼬꼬마 주스 리뉴얼로 검토하던 케이스입니다.”

사장님은 샘플로 제작된 패키지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 이런 아이디어가 있으면 보고를 해야 될 거 아니야. 자기들끼리 검토해보고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끝낸 거야?”

“그건 제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김 팀장 찾아서 바로 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사장님실에서 나온 김 팀장은 나매출 차장을 자리로 불렀다.

“나 차장. 사장님 지시 사항이고 우리 원래 기획했던 대로 과일 모양 패키지로 리뉴얼하기로 했다. 장난감도 안에 넣고(chapter 8. 소비자들은 그런 거에 움직이지 않아 참조).”

“잘 됐네요. 그런데 연구소장님이 가만히 계실까요?”

“사장님 지시 사항인데, 소장님도 쉽게 얘기 못 하실 걸. 사장님이 디자인 많이 중시하시거든. 안 그래도 이거 사장님 보고 준비하다 소장님한테 중지당한 거잖아. 사장님 보시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 차장이 책상 정리 안 한 게 이럴 때 도움이 됐네.”

“어쨌든 제가 기여했네요.” 멋쩍게 웃는 나 차장이었다.

“우리끼리 준비할 땐 힘들었지. 이제 ‘사장님 지시 사항’ 태그 붙었으니, 알다시피 속도 엄청 빨라질 거야. 그리고 공장 쪽에서 생산성 떨어져서 반기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더니 사장님이 바로 전화하셔서 진행시켰어. 공장장님이 사장실 나오면 전화 달라고 문자하셔서 전화 드렸더니 누가 생산성 떨어진다는 소리 했냐고 오히려 나한테 뭐라고 하시더라고.”

“공장장님. 사장님 말 한 마디면 바로 바뀌는 거 잘 알죠.”

“다음주, 신제품 보고자료 다 수정해야 하니까 좀 바쁠 거야.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얘기하고.”

“네. 알겠습니다.”

신제품 진행사항 보고 당일. 과일 모양 패키지의 진행을 중지시켰던 연구소장은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연신 불만을 제기했으나, 사장님의 필이 꽂힌 제품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러던 중, 못 보던 얼굴 한 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장님은 계속해서 그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우를 받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발표를 하던 김 팀장에게 새로운 사람은 갑자기 질문을 했다.

“좋은 제품이네요. 그런데, 지금 제품의 USP*는 뭔가요?”

“아 네. 과일 모양 디자인과 장난감이 들어가는 점을 활용해 ‘재미’를 USP로 삼고자 합니다.” “음. 그런데 얼마 전 리서치의 KBF**를 보면 ‘원료’가 1순위라고 나오던데요.”

“아 네. 원료도 강조할 예정이지만 그것으론 경쟁사와 차별화를 가져가기 힘들어서요.”

“김 팀장. 몇 번을 얘기해야 하나. 그건 당연히 원료를 강조해야 되는 거야.”

연구소장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소장님.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엄마’를 타깃으로 하는 경쟁사와 차별화하려면 ‘재미’를 활용해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원산지는 기본이구요.”

“김 팀장님. 제가 보기에도 이 원료의 원산지가 충분히 차별화 Point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새로운 사람이 다시 의견을 얘기했다.

“그래. 일단 거기까지 하고 제품 개발 차질 없이 준비해.” 사장님은 외부 미팅이 있다며 회의를 끝냈다.

평범한 과장은 바로 새로운 사람의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인사팀의 이직 동기한테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그 정보를 받은 평범한 과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상품이나 서비스의 유일하고 독특한 이점

KBF**(Key Buying Factor): 핵심 구매 요인

 

   

 

조직 관점

“왜 우리 직원들은 새로운 시도를 안 하지?”

글에서와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사장님의 지시 사항’ 태그를 달면 빛의 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제안은 여러 가지 장애물이 존재하기에 보고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위에서 봤을 때는 직원들이 아무런 시도도 안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즉, 구조적으로 지시만 하면 되는(실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임원진에서의 제안과 시도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수밖에 없고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제안은 적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의 새로운 제안이 없다는 건 큰 손실이다. 이들의 새로운 제안을 이끌고 싶은가? 그렇다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이유부터 파악해보자. 그 이유는 다음 네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1. 지금 하고 있는 일, 잘할 시간도 부족하다(과도한 근무량)

2. 잘하면 좋지만 실패했을 때는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 써야 한다(책임 전가 문화)

3. 변화를 일으켜 다른 부서와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주변의 시선)

4.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월급 더 안 준다(불공정한 성과반영)

네 가지 이유를 해결해준다면 직원들의 제안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그 시작은 시스템화에 있다.

Bottom Up 활성화 시스템: 정기적인 직원들의 제안(분기 또는 반기) – 이름을 가린 후, 제안 전달 – 각 부서에 선발된 담당자들이 선별 작업 - 임원 보고 & 결정 - 실행 - 실행된 제안에는 성공. 실패 상관없이 포상. 좋은 성과를 낼 경우는 추가 포상

이 시스템을 실행하기 전에 필요한 사전 작업이 있다. 바로, 무의미하게 직원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CEO들이 잘 빠지는 착각은 ‘시간 쓰지 말고 간단하게 검토하라’며 업무 지시를 하면 임원과 직원들이 진짜 자투리 시간에 간단하게 그 일을 완수할 것으로 착각한다. 이 ‘간단한 검토’에 ‘사장님 지시 사항’ 딱지가 붙어서 회사의 핵심 업무를 중단시키며 조직 하부로 흘러가면서 진행된다는 사실은 모른다(<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중, 권도균 저).

우선 이런 지시 사항부터 줄여라. 이렇게 해서 근무량을 조금이라도 줄여줬다면(첫 번째 장애물 소폭 해소) 나머지는 시스템이 해결해준다. 한 사람의 의견이 공동 심사를 통해 채택됐으니 한 사람에게 책임이 가는 것도 아니고(두 번째 장애물 해소), 회사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타 부서도 주목받고 싶은 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회사의 공식 업무를 하는 것이다(세 번째 장애물 해소). 그리고 선택된 제안에 대한 포상은 제안자에게 동기부여를 줄 것이다(네 번째 장애물 해소). 현장 바탕의 제안은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해 근무량을 줄여주고(첫 번째 장애물 해소) 더 좋은 제품, 서비스로 근무량 대비 성과를 높여줄 것이다. 

마케팅 관점

“부동산에서는 위치, 위치, 위치. 사업에서는 차별화, 차별화, 차별화.” - 로베르토 고이주에타(전 코카콜라 최고 경영자)

이제 차별화를 핵심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이 ‘차별화’를 제대로 적용하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마케터는 전문가 병에 걸리기 쉽다고 얘기했다(chapter 5 upgrade 참조). 전문가가 될수록 작은 차이점도 크게 다가온다. 당신이 1등이 아니라면, 마니아층이 대상이 아니라면, 소비자가 별로 신경 쓰지 않고도 경쟁사와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차별화해라.

“Shave time, Shave money(시간과 돈을 깎자).”

이 슬로건은 바로 면도기 시장 절대 강자인 질레트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유니레버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인수된 스타트업.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의 슬로건이다.

기존 면도기 시장은 누가 더 좋은 날로 깔끔한 면도가 되느냐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승자는 항상 No.1인 질레트였다. 아마 리서치를 해서 KBF를 파악해도 ‘깔끔한 면도’가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달러쉐이브클럽은 완전한 차별화로 시장에 진입했다.

바로, 매월 1달러를 내면 면도기 1개와 5개의 면도날을 배송해 준다는 것이다. 즉 ‘우리 면도날도 충분히 좋으니, 쓸데없는 기능(진동기능 등)에 돈 낭비하지 말고, 사러 가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집에서 편하게 받기만 하라’는 것이다.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질레트가 강자이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에서는 달러쉐이브가 54%, 질레트가 21%의 점유율(2015 Euromonitor 기준)을 보이며 달러쉐이브가 1등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차별화는 이렇게 ‘쓱’ 봐도 알 수 있게,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당신의 제품에 쏟을 수 있는 고객의 시간과 에너지를 항상 고려해라.

 

자료 참고: 질레트의 115년 전략을 무너뜨린 스타트업. T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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