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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돼도 좋아. 1층을 비워라" 콘텐츠로 집객하는 쇼핑몰

고객 체험 우선하는 상환경 비즈니스 적용... "매출로 이어져야"

이윤희 기자 stels.lee@econovill.com

기사승인 2017.08.28  18: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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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지하 한 가운데 거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최근 이 도서관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장소 중 하나가 됐다.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는 평가다. 

   
▲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별마당 도서관'.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스타필드 코엑스몰(구 코엑스몰)’의 ‘별마당 도서관' 이야기다.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중간에 총 면적 2800㎡(847평)에 2개층 규모의 무료도서관을 열었다.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엔 5만여권의 책이 있다. 서가를 중심으로 곳곳에 책상과 의자를 배치해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지하 쇼핑몰 한 가운데라고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고객들이 모이고, 머물고, 쉴 수 있으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별마당 도서관'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28일 이코노믹리뷰에 "코엑스몰이 리뉴얼 공사 후 길찾기가 어렵다는 고객 의견이 많았다.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곳을 만들어 동선을 연결시켜주고 만남의 장소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쇼핑몰이지만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꾸며 유동인구부터 늘리겠다는 게 신세계프라퍼티의 계산이다. 이 관계자는 "60억원을 투자했지만 직접 매출을 위한 투자가 아니다.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임대업인만큼 고객들이 모여야 상권이 살활성화되고 입점한 임차인들이 매출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임차업체들은 '별마당 도서관' 개장 이후 매장 방문 인구가 약 10~15% 가량 증가했다고 말해 신세계프라퍼티의 의도가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프라인 쇼핑몰이나 브랜드 점포들은 온라인 쇼핑몰이 할 수 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공간을 활용한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별마당 도서관'과 같이 비임차 공간인 공용 공간을 활용하거나 심지어 임차 공간을 희생시키면서도 수익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고객 체험 공간으로 꾸며놓는다.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1층 국내 안경제조업체 '젠틀몬스터'의 매장에도 특별한 공간이 있다. 안경과 선글라스를 전시해놓은 공간의 일부를 할애해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백화점 1층 매장에 어울리지 않는 낙타의 형상을 한 독특한 전시작품에 지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눈길을 뺏겼다. '젠틀몬스터'는 홍대, 신사동, 북촌 등에 다양하고 급진적인 컨셉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화제가 된 바 있다. 

   
▲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젠틀몬스터'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롯데마트 서울양평점도 1층 한 개층을 '어반포레스트'라는 '숲'을 컨셉으로 한 공간으로 꾸몄다. 정문부터 이어지는 담쟁이 덩굴과 다양한 나무들로 꾸민 녹색 공간은 고객만을 위한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일반 대형마트의 1층이 주요 브랜드가 입점한 판매공간인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는 면적이 넓어야 매출이 크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면적과 유동인구를 시장의 임대료 산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뒀지만 현재는 고객 체류시간과 시간당 구매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체류시간을 연장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데스티네이션(주요 시설)'을 구석에 배치, 동선 안에서 저절로 다른 점포에도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등 임차업체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면 '별마당 도서관' 등은 건물주가 체류시간 연장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부동산 종합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팀 김성순 전무는 이 같은 최근의 트렌드에 대해 "이른바 '상환경'이라고 하는 개념이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1층을 빽빽하게 점포로 나눠 임대하는 것이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을 압도하는 현상황에서는 맞지 않다"고 단언하고  "과거 같으면 임대했을 1층을 비우고 고객이 체험하고 모여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 우선"이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쇼핑몰 임차업체 중 글로벌 브랜드가 70% 라는 통계가 입증하듯 입점 브랜드들이 다 비슷해지면서 공간을 어떻게 꾸미는가, 그러니까 '상환경'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상환경 디자인이란 쇼핑몰과 매장 등 리테일 시설 내부의  동선, 구조, 환경을 설계·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 서컴퍼시픽U.S.의 김응천 대표는 "리테일 업체들이 수익성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고객을 집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선진국 오프라인 쇼핑몰들은 고객 체험 공간을 통해 집객을 한 뒤에는 그 공간에서만 볼 수 있는 PB(Private Brand) 상품을 출시,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로 연결한다"며 쇼핑몰 진화 모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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