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기점으로 우리의 주력산업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다수의 업종에서 생산과 수출이 감소했고 다른 산업들도 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의 저성장 기조의 영량을 받기도 했지만 근본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밀리고 있는 탓이다.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 중후반대 한국경제가 설 자리는 없을 수도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는 어제오늘 나온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국과 한국산 제품이 설자리를 잃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까? 실물경제를 주로 연구하는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은  생산방식의 변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고  신산업으로 빨리 전환하는 한편, 프리미엄 제품과 핵심부품 소재의 생산, 연구개발 등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산업연구원( KIET)은 17일 특집으로 내놓은 내놓은 '한국 주력산업의 미래비전과 발전전략'이라는 월간 보고서에서 "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신흥국의 추격과 선진권과의 경쟁으로 단순 생산 확대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조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철 연구원은 "기존 제품의 생산·수출은 크게 늘어나기 힘든구조로 바뀌고 있어 주력산업에서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2025년에는 반도체, 일반기계, 방위산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력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섬유, 가전, 통신기기 등은 세계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출처=산업연구원

 

한국 주력산업,  설자리 없다

국내 주력산업은 2011년까지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2011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크게 낮아지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KIET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섬유,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다수의 업종에서 생산과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일반기계, 철강, 식품, 반도체 등도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이 모두 2% 이하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조 연구원은 “생산과 수출한 것은  경쟁력 약화가 가장 큰 요인이나 세계적인 불황에 따라 생산과 교역이 둔화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력산업의 국산화율은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가전 등이 80%, 디스플레이, 섬유화학, 방위산업, 조선 등은 60% 내외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외 원자재 의존비율이 높은 식품이나 해외에서 가공등이 이뤄지는 반도체 등은 30% 대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가전,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에서 연구개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반기계, 석유화학, 섬유 등은 세계 최고 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조 연구원은 “국내 산업은 높은 인건비로 생산여건이 나빠지고 있으며 생산위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들은 일반 생산직뿐만 아니라 기술직의 채용도 쉽지 않아 인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속 하향 조정되고 있음을 감안할 경우 앞으로 10년 이후 경제를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덧붙였다.

향후 10년간 국내 주력산업의 성장률은 크게 둔화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생산여건의 취약과 신산업분야 전환이 지연되는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모든  산업에서 질적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해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다.

▲ 시간이 갈수록 설자리를 잃는 한국 산업의 현주소. 출처=산업연구원

 

품목별로는 력 수출품인 자동차의 경우 2015년 세계 시장 점유율이 5.2%였으나 2020년에는 4.5%로 낮아지고 2025년에는 3.8%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 역시 같은 기간에 36.2%에서 24%, 20%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은 3.1%에서 2.9%, 2.8%로 내려간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가 대표하는 통신기기의 경우 2015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4.2%였으나 2020년에는 22.3%로  내려가고 2025년에는 20.5%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반도체는 45.5%, 44.7%, 43.7%로 여전히 제왕으로 군림할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는 2015년 16.5%에서 2025년에는 18.2%로 오히려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정책방향

▲ 출처=산업연구원

이처럼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한국경제의 악몽을 깨부술 길은 없는가. 연구원은 “성숙단계에 있는 주력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여건의 개선을 통한 국내 생산 확대 전략 ▲글로벌 가치사슬에 있어 새로운 역할 모색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주력산업의 변화 추진 ▲서비스 등 관련산업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 등에서 국내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수출 확대등을 통하 마케팅 지원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통상마찰을 회피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노력도 이뤄져야 할 것”면서 “주력산업의 신상업 창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