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이 원점으로 회귀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가격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이 조정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이 상실했던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한다. 재협상으로 조정된 금액을 박 회장측이 마련하면 더블스타가 아닌 박 회장측, 즉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주인이 될 수 있다.

19일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가격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인하하자고 요구했다.

이는 매매계약 종료시점인 오는 9월23일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영업실적이 15%이상 감소할 경우 더블스타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50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8억 흑자였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봐도 전년대비 적자전환이다. 더블스타 입장에선 가격인하 요구가 당연한 수순인 셈이다.

가격 재협상은 박 회장측에 우선매수청구권 부활을 의미한다.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이 바뀌면 채권단은 법원으로부터 지정된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 인수의사를 먼저 타진해야 한다.

앞서 박 회장측은 9550억원의 자금을 재무적투자자를 동원, 컨소시엄 구성 형태로 조달하려 했지만 채권단으로부터 거부당한바 있다. 가격 조정이 결정된다해도 박 회장측은 또 8000억원을 단독으로 마련해야한다.

산업은행 기업구조정실의 한 관계자는“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아졌다”며 “주채권 은행으로써 금호타이어 법인의 존속은 물론 직원들에게 가장 이익이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호타이어 매각은 정치적인 문제로 풀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기업의 미래에 가장 유리한 결정이 어떤 것인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공장이 들어서 있는 광주시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표명했다.

지난 18일 윤장현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단과 긴급회의를 갖고 금호타이어 부실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윤 시장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속적으로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촉구하고, 정상화 방안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역이 주체가 되는 광주형 일자리 적용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