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확실성’에 뉴욕 주식시장이 한 주를 하락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2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컸다. 대폭락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지수는 인종차별 옹호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이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6.22포인트(0.4%) 하락한 2만1674.51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이후 거의 4주 만의 최저치다. 편입 종목중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가 4.4% 하락하면서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시스코 시스템스(-2.2%), 홈디포(-1.5%)가 그 뒤를 이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4.46포인트(0.2%) 떨어진 2425.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5.38포인트(0.1%) 내린 6216.53에 각각 장을 마쳤다.

S&P500 편입종목 중 부동산과 이동통신, 소비재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가 0.8% 빠졌고 S&P 500이 0.7% 하락했으며 나스닥이 0.6% 내렸다. 다우와 S&P500은 2주 연속 하락했는데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2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에 지배당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자 및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촉발된 유혈사태에 대해  반대시위를 펼친 시위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마켓워치는 진단했다. 백악관 실세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경질됐는데 그는 샬러츠빌 사태 때 트럼프에게 양비론을 조언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킹스뷰자산운용의 폴 놀티 분석가는 “백악관발 뉴스는 시장에 장기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면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행정부의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되는지와 경제 성장률”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베어드의 마이크 안토넬리는 마켓워치에 “나는 배넌의 경질이 미국 경제에 어떻게 좋은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는 뉴스의 진공 상태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전날에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백악관은 즉각 콘 위원장의 사임설을 부정했다. 콘은 친기업적 인물의 상징으로 그가 사임할 경우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전날 발생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테러 여파도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일부 업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주요 지수 상승을 이끌지 못했다. 로스스토어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이날 주가가 무려 10.7% 상승했다.

반도체 공급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2.7% 올랐다. 인포시스는 비샬 시카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다는 발표 이후 10.5%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좋았다. 8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상승했고 월가 예상치도 웃돌았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3.4에서 97.6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94.5였다.이는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그럼에도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불확실성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