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북부 상권이 뜨겁다. 경기도 고양시에 신세계그룹의 대형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17일 프리오픈, 오는 24일 정식 개장한다. 이미 지난해 12월 선보인 롯데몰 은평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점과 불과 5.1km 떨어진 곳에 롯데아울렛과 스웨덴 가구전문점 이케아가 손을 잡고 고양점이 들어선다.

유통 불모지인 수도권 서북부 상권이 ‘유통 격전지’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 1,2위인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 포인트가 주목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시 서북부(은평·서대문구) 등은 반경 3km 이내에 180만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상권으로 평가된다.  서울 강서·마포·영등포구, 경기 파주·김포·양주 등 30분 거리 인구까지 포함하면 잠재 고객은 500만명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서울 북부에는 은평뉴타운이 들어섰으며 고양시에는 삼송지구가 한창 분양 중이다. 두 곳은 10대 이하의 자녀를 둔 부부들의 주요 주거지역으로 30~40대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가족단위,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부와 아이에 초점을 맞춘 공간으로 소비자들을 최대한 쇼핑몰 내에 머물게 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스타필드 고양, 키즈·식음·놀이 시설 대폭 강화

▲ 스타필드 고양점. 출처: 신세계그룹

17일 베일을 벗은 스타필드 고양은 앞서 오픈한 하남점(연면적 46만㎡)보다는 작지만 키즈·식음·놀이 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등 다채로운 매장 구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스타필드는  가족 단위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고양점에서는 더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남점과 비교해 키즈 특화 공간을 2배 이상으로 늘렸으며, 어린이 완구 전문점인 ‘토이킹덤’의 면적은 하남 매장의 4배 크기로 어린 자녀를 둔 부부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다.

블록체험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카페형 블록 전문 놀이방 ‘브릭 라이브’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된다. 4층 스포츠몬스터에서는 영유아에서 유소년을 대상으로 축구와 신체활동 교육을 진행하는 영국 키즈 스포츠 아카데미 ‘소카토츠(SOCATOTS)’ 프로그램 센터를 처음 선보인다. 아쿠아 필드 대표 인기 시설인 인피니티풀은 하남대비 약 25% 면적을 넓혔고, 북한산 조망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만 하다. 또 키즈 카페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놀이 시설을 늘렸다.

식음 시설을 강화도 눈에 띈다. 쇼핑몰에서 쇼핑보다는 ‘먹고 즐기는’ 체험에 중점을 두는 고객 트렌드에 따라 자사가 운영하는 ‘쟈니 로켓’과 경쟁사인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 매장을 입점시키는 등 음식 브랜드 다양성에 집중했다.

아웃렛 형태의 매장도 눈에 띈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기존 백화점과 달리 재고관리부터 판매까지 직접 운영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로 H&M, 자라 등 대형 SPA 브랜드와 유사하게 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자유롭게 착용해보고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

신세계가 직매입하는 글로벌 패션 편집숍 ‘분더샵’과 자체브랜드(PB) 상품은 물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르마니 등 럭셔리 브랜드, 국내 유명 브랜드 등 총 130여개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하나의 매장 안에서 편집숍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롯데아울렛과 이케아, ‘한지붕 두 가족’ 시너지는?

▲ 출처: 이케아

이케아는 10월 경기도 고양시 도내동에 2호점을 오픈한다. 이케아 고양점은 연면적 16만4000㎡(5만여평),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 중에서 2층~4층에 들어선다. 롯데는 이 건물 지하1층과 지상 1층에 연면적 5000평 규모의 도심형 아울렛을 연다.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가 손잡고 한 건물에 들어서면서 두 유통 기업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필드 하남과의 거리는 약 5km, 차로는 약 10분 거리라 두 유통업체의 격돌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도 일반형, 프리미엄, 팩토리 아울렛 등 다양한 형태의 아울렛을 출점할 계획이다. 가장 임박한 사업이 오는 10월 경기도 고양시 원흥 지역에 영업면적 약 1만6500㎡(5000평) 규모로 문을 여는 원흥점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원흥점은 이케아 고양점과 한 건물에 복합된 형태로 출점해 광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이케아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이달 29일 간담회를 통해 고양점 매장의 특징과 차별점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8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점에 이어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가 손잡고 문을 열면서 하반기 이 지역의 유통가 맞대결이 주목된다”라며 “유통업계 1,2위인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역 특성상 롯데아울렛 역시 최근 트렌트인 가족 겨냥 체험 중심에 초점을 맞춰 오픈할 것으로 보이며, 다만 아울렛 특성상 가격적인 강점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대상 확대, 유통업계 전망 불투명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대형마트와 에스에스엠(SSM)에 대해서만 적용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 규제가 임박한 분위기다.

이에 이르면 12월부터 스타필드 하남, 롯데월드타워몰과 같은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이 월 2회 의무휴업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 복합쇼핑몰 건립에 제동을 걸면서, 그동안 대형마트 의무 휴업으로 난항을 겪었던 유통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복합쇼핑몰 사업도 향후 방향이 어떻게 정해질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경우 평균 체류 시간이 5시간 정도로 오랜 시간 머물면서 쇼핑은 물론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 등을 즐기는 형태의 유통공간이라 주말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특징이 뚜렷하다. 그러나 주말에 의무 휴업에 들어간다면 그 타격이 대형마트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날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역시 “영업일수 규제에 대해 아직 정부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면서 “만약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대안을 만들어서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규제는 골목상권과 소상인들과 연계성이 크지 않고, 쇼핑몰에는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도 다수 포진되어 있다”면서 “복합쇼핑몰의 주요 고객층은 대부분이 장시간 머물며 체험과 여가를 즐기는 형태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