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17일 선보인 '차세대 수소전기차'. [출처:현대차]

'친환경 자동차 기술은 발전했는데, 충전인프라 구축,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기, 국가적으로 풀어야할 당면 과제다.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보면 가솔린·디젤 등의 내연기관 중심에서 이러한 내연기관을 보조하는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카가 선을 보였다. 이어 내연기관과 모터의 역할이 바뀌는 즉, 모터가 주가 되고 내연기관이 보조역할을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시장에 그 얼굴을 내비쳤다.

여기서 더 나아가 순수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심장’은 분명 달라졌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아파트 중심의 거주형태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더디게 발전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그 핵심은 바로 충전 인프라 부족이다.

현대차는 17일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수소전기차는 누가 뭐라해도 분명 궁극의 친환경차다. 전기차의 경우 주연료인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워야 한다는 점에서 완벽히 친환경이라 하기 어렵다.

물론 미래에는 태양광, 풍력에너지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가 궁극의 친환경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원은 기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제대로 전력수급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와 공기중의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생산하고 물(수증기)을 배출하는 무공해 차량이다. 기후에 따른 영향도 없다. 그렇다면 수소전기차는 정말 미래의 자동차일까.

이날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수소와 산소의 결합과정에서 특수 연료필터를 거치게 된다”며 “수소전기차는 초미세먼지도 깨끗한 공기로 전환해주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말했다.

▲ '차세대 수소전기차' 내관 [출처:현대차]

수소전기차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과 그 이후도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심지어 더러운 공기를 오히려 깨끗하게 해주는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어떤 자동차업체가 이런 이상적인 수소전기차에 관심을 두지 않겠는가.

현대차 측이 밝힌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우선 시스템 효율 극대화에 목적을 뒀다. 연료전지의 성능 및 수소이용률의 업그레이드, 부품의 고효율화를 통해 ‘차세대 수소전기차’ 시스템 효율 60%를 달성, 기존 55.3% 대비 약 9% 향상시켰다.

또 연료전지시스템 압력 가변 제어 기술 적용으로 차량의 최대 출력을 기존 대비 약 20% 이상 향상, 163마력(PS)을 달성해 동급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성능을 확보했다.

이광국 부사장도 성능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막히는 곳은 결국 충전 인프라였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수소 충전소는 10여개로 일본의 100여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향후 해결해야 하는 과제지만 아주 근본적인 문제다. 과거 가솔린과 디젤 등의 차량이 판매돼 석유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아니다. 충분한 석유가 있었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시장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차도 이를 모를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사장은 충전 인프라 문제에서는 다소 신중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는 현대차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명 수소전기차는 ‘완벽히’ 친환경적이다. 특히 연료필터를 통해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미래에는 매연 때문에 자동차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자동차 옆으로 다가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수소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은 꿈에 불과하다.

또 다른 숙제도 남아있다. 바로 가격 문제다. 현대차 측은 수소전기차의 양산 및 대중화를 위해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가장 어려운 충전 인프라와 가격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외신 기자들도 행사에 참여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누군가는 수소전기차를 비하하고 순수전기차를 추켜세운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헤드라이트를 가로 지르는 선은 미래와 현대를 잇는 선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이날의 행사는 그 ‘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