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16일(현지시각)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를 해체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상승폭은 소폭에 그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5.88포인트(0.1%) 상승한 2만2024.87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2만2000고지를 재탈환했다.  8일 수립된 사상 최고치(2만2179.81)를  목전에 두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3.50포인트(0.1%) 오른 2468.1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10포인트(0.2%) 높은 6345.11에 각각 장을 끝냈다.

S&P500지주 11개 업종 가운데서 에너지업종이 1.1%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금융주도 0.2%가량 내렸다. 반면 소비와 헬스케어,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통신 등은 상승했다.

소매업체 타깃은 건실한 실적 덕분에 3.6% 올랐고 어반 아웃피터스도 호실적으로 18% 가량 상승했다. 트럼프 자문단에서 최고경영자가 탈퇴한 캠벨수프와 3M도 각각 0.5%, 0.4% 상승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워싱턴 정가의 혼란에도 증시는 여전히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날을 포함해 최근 17거래일 중 14일 올랐다. S&P와 나스닥지수도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맴돌면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미국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돼 증시 상승폭을 제한했다.

Fed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피력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진 것이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Fed가 이날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 부진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개시를 다음 회의까지 보류하자는 의견을 나타냈다.

Fed의 다음 FOMC 회의는 9월19~20일 열리는 만큼 자산축소 개시 시기가 9월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FOMC 의사록은 ‘비둘기파’ 성향으로 평가받았고 이것이 이날 정치불확실성에 하락세로 돌아선 주가를 상승으로 돌려놓는 데 일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제조업자문위원단(AMC)과 전략정책포럼(SPF)의 기업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한 발언 탓에 자문단에 속한 최고경영자(CEO)들의 탈퇴 선언이 잇따르자 나온 것이다. 이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와 규제완화 등 성장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지만 주식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7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4.8% 줄어든 115만5000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 0.4% 증가를 크게 벗어났다. 같은 기간 건축허가 건수는 지난달보다 4.1% 준 122만3000채로 전문가 예상치 2% 감소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