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북한도 평년보다 3도나 높았다고 한다. 남한도 못지않게 더위를 감내해야 했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날씨는 저혈압이 초래되기 쉬운 환경이다. 높은 기온은 혈관을 확장하고 더운 날씨로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은 혈액량을 감소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저혈압 환자는 여름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설 때 어지럽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 보아야 하는데, 이를 자주 경험한다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났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면 대개 5분 내외로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게 좋다.

또한 무더운 여름철 근육과 체내 수분을 빼앗을 수 있는 과도한 다이어트는 기립성 저혈압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무리한 운동은 되도록 삼가고 평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적으로 비장(脾臟 소화기능)이 발달되어 있고 신장(腎臟)의 기능이 저하된 소양인은 ‘소양인 망음증(少陽人 亡陰證, 설사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소양인의 중증 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양인의 망음증은 여름에 특히 더위를 먹으면 몸에서 땀이 나고, 전신에 열이 나고 무기력해지며 입맛이 없고 복통, 설사, 두통,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혈액이 심장에 미처 덜 모인 상태에서 동맥으로 강하게 뿜어 내보내는 것으로, 마치 양수기에 물이 차오르기 전에 공회전만 하는 현상이며 현대 의학적으로 갱년기 장애, 혈압, 혈류량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럴 때는 평소 까치발을 들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습관으로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무더운 여름철 근육과 체내 수분을 빼앗을 수 있는 과도한 다이어트는 기립성 저혈압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무리한 운동은 삼가고, 평소 충분한 수분과 여름 과일인 수박 참외 오이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더위를 먹지 않는 방법이다.

소음인이 여름에 덥다고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에어컨 바람에 많이 노출되면 ‘소음인 망양증(亡陽證)’이 나타나 몸이 차고 설사나 변비에 잘 걸리며 전신이 무기력하며, 배가 살살 아프다. 그밖에 생리 불순과 두통이 더 심해진다. 외부의 더운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내장 속은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너무 찬 맥주나 음료, 빙과류를 많이 섭취하면 심장으로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 마치 양수기가 과부하되는 것처럼 말초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이 심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때는 인삼이나 황기 등을 넣은 삼계탕 등으로 속을 따뜻하게 해주며 체내 동력을 높여주는 보양식을 먹는 것이 좋다. 심하게 체력이 고갈되면 옻닭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체력이 약해 위가 위축되었다면 국물만 마시거나 인삼만 많이 넣고 달인 독삼탕을 처방받아 마시면 좋다.

태음인은 온도보다는 습기에 영향을 받는다. 태음인은 육식을 좋아해서 콜레스테롤 같은 노폐물이 혈관에 많이 쌓여 혈관이 좁으므로 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한태음인은 태음장부인 간과 담(쓸개)이 역삼투압 현상으로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잘 못하면 몸에 수분과 노폐물이 많아진다. 이때 몸은 나른하고 눅눅하며 배출되지 않은 수분이 모공 밑에 저류되는데 외부의 열까지 받으면 부종이 생겨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거나 살이 찌고, 피부에 개기름이 낀다. 심하면 고지혈, 지방간, 고혈압, 중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면 기분도 좋아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한태음인은 폐와 대장이 너무 건조해져 입이 마르고 피부가 건조해지는데 이는 위와 비장인 소화 계통에서 영양의 흡수가 안 되면, 체내의 건조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여기에 무더위가 길어지면 외부의 열이 내부로 침입되며 팔다리가 쑤시고, 쥐가 잘 나며, 변비가 생기고, 코가 마르고 헐며, 피부에 건선이 생기고,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해지는데 이것이 한태음인의 체력이 저하된 현상이라고 보면 된다. 이럴 때 폐결핵과 같은 소모성 질환이 생길 수 있으니 견과류, 뿌리채소 등을 많이 먹어 몸 속에 미네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