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만주국을 어떻게 평하고 있을까?

흔히 만주국은 일본의 괴뢰국가로 일본의 중국침략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던 국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만주국이 일본의 괴뢰국가라고 할지라도 엄연히 청나라 후손들이 세운 국가였지 일본인들의 국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본의 괴뢰국가라지만 엄연한 주권국인 만주국을 연합군이 무력으로 해체한 것은, 만주국의 백성들인 청나라 후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이 주변국들을 병탄한 것처럼 연합국에 의해서 병탄당한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 침략행위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막상 전쟁을 일으킨 패전국 일본은 그대로 놔둔 채 괴뢰국가의 역할을 했다고 만주국을 해체 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일 뿐이다. 게다가 해체된 만주국영토가 중국으로 귀속된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행위로, 만주국이 해체 되는 시점에 그곳에서 전쟁을 벌이던 나라들이 무력에 의한 논리로 판단하여, 만주국을 일본 식민지에서 중국 식민지로 만든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만주국을 해체하고 누군가에게 영토를 귀속시켜야 했다면 최소한 그 영토를 생활터전으로 살았던 집단이나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의해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했었다.

‘무력에 의한 논리가 아니라 문화에 의해서 영토가 정의되어야 한다’는 ‘문화영토론’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문화 중에서 ‘역사라는 종축(縱軸)과 일정한 문화가 보편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횡축(橫軸)의 개념을 포괄하고 있는 영토문화 즉, 일정한 영토를 개척하고 문화를 전수해온 이들에 의해서 생성되고 발전한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가 진정한 영토권자’라고 하는 ‘영토문화론’에 의해서 만주국영토의 귀속문제가 결정되었어야 했었다는 것이다.

강대국이 무력으로 정립한 영토는 문화와의 분쟁을 초래하고 급기야는 고유한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기 위한 문화전쟁으로 이어지지만, 영토문화에 의해서 정립된 영토는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가 영토권자가 되므로 분쟁 요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겪는 전쟁의 고통 중에서 가장 큰 전쟁의 고통이 바로 관념문화 중 하나인 종교로 인한 갈등에서 빚어지는 종교전쟁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종교전쟁은 그 전쟁에서 죽는 사람은 순교하는 것이라는 관념에 의해서 죽음도 불사하는 전쟁이다. 굳이 중세의 십자군을 예로 들 필요도 없이 지금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란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혹은 중국으로 부터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위구르나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보면 너무나도 쉽게 이해가 되는 사실이다.

‘문화영토론’과 ‘영토문화론’에 의해 문화주권자를 결정해서 영토권자를 가려내 영토를 정립(定立)하기 위해서는 영토문화를 분류하고 그 특성을 연구해야 한다.

인류의 모든 행위가 문화 그 자체이기 때문에, 문화는 일정한 지역의 자연적인 환경이나 그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간직하는 동안 생활해 온 민족이나 집단의 생활방식에 의해서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고유한 특성을 지닌 문화가 바로 일정한 지역의 영토문화이며, 영토문화는 자연적인 특성과 그 영토를 생활기반으로 삼았던 민족 혹은 집단의 관념에 따라서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영토문화라는 것은 일정한 영토에 보편적으로 분포하면서도 두드러지는 특성을 갖는 문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문화를 분류하는 다음의 두 가지 기준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분류한다.

첫째, 눈에 보이는 유형문화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문화로 분류한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과 무기 같이 문화사이의 전수가 빠른 용기(用器)문화, 제도·관습·법률 등 전수가 빠르지 않지만 일정기간 교류하면 동화되는 규범(規範)문화, 언어·종교·사상·신앙 등 동화되기 어려운 정신문화인 관념(觀念)문화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