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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1988년] 서양화가 이석주‥현대도시의 풍속도 그 삶의 현장

이석주의 ‘일상(日常)’전에 붙여-1987년 문예진흥원미술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kdc@econovill.com

기사승인 2017.08.13  22: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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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227.3×162㎝ oil on canvas, 1986

 

1981년의 첫 개인전 이래 ‘벽돌’시리즈에서 거리의 ‘인물’ 및 ‘발’시리즈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석주 작가는 이제 막 30대 후반에 들어서고 있는 일군의 ‘극사실(極寫實)’계열의 화가 중에서도 드물게 일관된 작업을 계속해 온 화가이다. 그가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로 ‘일상’의 세계이다.

1987년 ‘일상’연작에서는 현대도시의 일상 그 현장포착의 시계(視界)가 보다 넓어지고 다변화 되고 있다. 인스턴트 종이컵에서 전자계산기, 버려진 신발, 가위, 모터사이클 그리고 인체의 부분과 숫자 등 지극히 일상적이면서 동시에 그것들이 놓인 ‘탈맥락적(脫脈絡的)’인 위상으로 해서 상징적인 의미까지도 지니고 있는 사물들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 일상, 100×120㎝ acrylic on canvas, 1986

 

그의 그림 속에 나타나고 있는 이들 정밀묘사(精密描寫:트롱프뢰이유(trompe-l'oeil)적인 이미지는 직설적이자 지각적이요 즉물적(卽物的)인 상징에 속한다. 숫자는 셈의 단위로서 기호이자 동시에 오늘의 정신적 풍토의 한 표상이기도 하다.

극사실적인 대상 묘사는 또 한편으로 대상 세계의 철저한 ‘객관화’라는 의미에서 이석주(李石柱) 회화세계를 더 한층 확고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그 극사실적수법이 대상 세계와 작가와의 ‘거리’를 역시 객관화하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일상, 227.3×162㎝ oil on canvas, 1986

 

미술의 주제가 ‘자연(인간을 포함해서)에서 문명에로 옮겨 갔다’는 데에서 팝아트의 중요한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했을 때, 거기에는 그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명제(命題)가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명제는 실인즉 미니멀 아트에로까지 이어진다. 즉 그려진(또는 만들어진) 대상 세계에 대한 작가의 ‘중립성(中立性)’ 또는 ‘익명성(益名性)’이 그것이다. 그것은 보링거 류의 표현을 빌리건데 ‘감정이입’의 거부이다.

이석주(ARTIST LEE SUK JU)는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의 일상’에 대해 철저하게 아웃사이더이기를 원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다시 말해서 ‘제3자’로 머물러 있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현대인의 숙명일 것이며 현대인으로서 그는 그 현대의 풍속도 아니면 그 ‘상징적’초상화를 그려나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글=미술평론가 이일(李逸)

 

<저작권자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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