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자진납세로 글을 시작해볼까 해요. 지난 칼럼에서 제가 “빈티지숍이라도 자신의 옷을 직접 팔 수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든데 이 가게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네요”라고 언급한 적이 있어요. 역시 이래서 사람은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해야 하는 것 같아요. 왜냐고요? 바로 오늘 찾은 빈티지숍이 위탁자의 옷을 대신 팔아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운영되고 있는 일명 Consignment Store, 즉 위탁 전문숍이거든요.

 

저기 흰색 글씨로 선명하게 보이는 INA가 오늘 방문할 빈티지숍이에요. 뉴욕 패션계에서 40년 이상 몸담고 있던 Ina Bernstein이 설립한 이 가게는 1993년부터 시작해 지난 이십년 동안 여섯 군데의 체인점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어요. 외관상으로는 다른 빈티지숍과 별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죠.

 

그런데 안으로 들어서자 빈티지숍에 온 건지 백화점에 온 건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규모와 분위기에 살짝 놀랐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찍은 사진인데 보다시피 규모가 커서 아이폰 7으로 한 화면 안에 담기에는 어림도 없었어요.

 

중앙에 신발 진열대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여성복이 오른편에는 남성복이 진열되어 있어요.

 

프린팅 원피스는 프린팅 원피스끼리 또는 같은 색 계열로 정리되어 있어요. Chanel과 Prada 같은 Luxury brand뿐 아니라 Rebecca Taylor, Ronny Kobo, Prada, Carolina Herrara 같은 Designer Brand들도 찾아볼 수 있었어요. 가격은 드레스는 65달러에서 750달러 정도, 바지 종류는 50달러에서 200달러, 재킷은 50달러에서 200달러 정도로 브랜드에 따라 다양했어요.

 
 

들어서서 오른편엔 이렇게 남성 셔츠와 면바지들이 진열되어 있고요. 셔츠는 40에서 150달러 사이에 Calvin Kleine, Steven Alan, Margiela, Valentino, 그리고 Cheap Monday 등 역시 다양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요. 가죽 재킷 같은 경우에는 100달러에서 700달러 사이, 니트 종류는 50에서 300달러 사이에 구매 가능해요.

 

가게의 분위기 콘셉트에 맞게 디스플레이 또한 모던하고 시크한 분위기예요.

 

계산대를 지나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옷들을 구경할 수 있어요. 청바지, 남성 수트, 여성 수트, 그리고 겨울철 코트 등. 세일기간을 맞아 점원이 가격표 하나하나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매장 제일 안쪽에 진열되어 있는 구두들과 부츠들.
 

이곳이 바로 Consignor(위탁자)들로부터 받은 물건들을 진열하기 전에 보관하는 곳인데요.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Consignor들이 팔고자 하는 옷들을 가져오면 직원들이 브랜드나 상품 상태에 따라서 물건을 선택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들은 다시 돌려보낸다고 해요. 주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만든 하이엔드 상품들을 취급하고 최근 5년간 좋은 상태로 유지된 것들만 받는다고 하네요. 그렇게 선택된 제품들은 기존의 진열되어 있는 비슷한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이 책정되고 그 제품이 팔리고 나면 수수료를 떼고 난 잔금이 Consignor에게 돌아간다고 해요. 앞서 살펴본 Beacon’s Closet과는 사고 파는 과정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색달랐어요. 뭔가 보물찾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손닿는 곳마다 보물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 상품이 보물인지 아닌지는 철저히 훈련된 직원들에 의해서 걸러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제가 방문한 숍은 Union Square 지점이었지만 그 외에도 뉴욕 시티 안에 세 군데나 더 있으니 모던하고 시크한 분위기의 빈티지숍을 찾는다면 가까운 곳을 골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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