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윤 지인디자인(주)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작지만 강하다. 그의 머리속에는 요즈음 4차산업혁명으로 가득차있다. 공간디자인 관련 강소혁신기업을 이끌고 있는 그는 실내건축디자인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IOT(사물인터넷)와 ICT(정보통신기술) 등의 메인기술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으로 무더운 여름을 잊고 살고 있다. 

박지윤 지인디자인(주) 대표 겸 이노비즈협회 여성경제인위원회 위원장, 그는 IT기술과 인간의 감성의 혁신적인 융합을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있는 공간디자인을 하겠다고 한다. 그의 이 그림에는 사람이 중심에 있다. 기술의 4차산업혁명도 결국 인간의 감성으로 비로소 완성이 된다고 믿고 있다. 혁신 역시 그는 인간의 산유물이라고 믿고 달려왔다. 이 회사가 디자인한 건축물에는 그래서 인간의 감성이 흐른다.

이회사의 설계는 독특하다. 공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노력을 기반으로 BIM(건축정보모델) 기술과 트윈모션(조감도와 투시도, 동영상 제작 도구로 고품질의 조감도와 투시도를 얻을 수 있다) 등의 IT프로그램을 통해 설계방식의 혁신을 이뤄냈다.

BIM기술은 건축 정보 모델을 의미한다. 3차원 정보모델을 기반으로 시설물의 생애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통합해 활용이 가능하도록 시설물의 형상과 속성 등을 정보로 표현하는 디지털 모형을 뜻한다.

지인디자인(주)은 지난 2005년 설립돼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실내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내건축뿐만 아니라 산업디자인과 공간디자인, 옥외광고, 가구제조, 전시장치 사업까지 토탈디자인그룹으로 변모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박지윤 대표는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석사와 박사과정을 거쳐 겸임교수로 후학 양성에 애쓰기도 했다. 박 대표는 “자라나는 학생들을 가르쳐 키워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의 대표로서 내 품에 들어온 자식(직원)들한테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컸다”면서 “사업과 직원들한테 집중해 하나하나 키워 창업을 시킨다는 심정으로 교단에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 1998년 자본금 400만원으로 시작해 충남 대표 공간디자인 기업까지

“그때 굉장히 좋았죠”

처음 일을 시작한 과거를 회상한 박 대표의 두 눈은 반짝였다. 홍대 대학원 연구원 시절부터 4~5명이 모여 함께 처음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박 대표는 1998년 자본금 400만원을 가지고 혼자 사업을 꾸려나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그렇게 시작한 회사가 지금은 디자인에서 설계, 시공, 시설물 유지관리, 산업디자인까지 모두 총괄하게 됐다”면서 “사실 이 분야가 사람이 해야 하는 일 중 가장 극적인 일이면서도 감성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에 위치한 지인디자인(주) 천안사무소 전경. 출처=지인디자인(주)

박 대표가 현재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바로 4차산업혁명, 즉 미래에 대한 준비다. IOT(사물인터넷)와 ICT(정보통신기술)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기술들이 각 산업분야에 접목돼 성장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설계와 디자인 역시 메인이 되는 기술들과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디자이너들이 도태되거나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사업은 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미래 기술력을 디자이너(혹은 설계자)들이 인간의 감성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를 진행시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토대로 SITE분석과 환경분석을 위한 설계검토 후 평면계획을 실시한다. 동시에 BIM기반의 컴퓨터 툴이나 트윈모션 등의 건설IT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3D 모델링과 동영상프리젠테이션으로 시각화를 통한 의사결정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회사에서 시스템화 돼있는 프로세스에 따라 공정관리와 수량산출 등 협업을 통해 최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결과물 도출에 회사내 자체적으로 축척된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처리되도록 내부 시스템화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맞는 커스텀 라이브러리제도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도록 IT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지인디자인(주)은 직원들이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구현해 낸다. 고객의 취향과 요구에 맞춰 시공 후 완성된 모습을 디자이너와 기술자들이 만든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공기관과 오피스, 전시장 등 공간의 종류에 관계없이 기존에 있던 가구나 물품이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고의 여부와 시공전후 모두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준다.

박 대표는 “발달한 과학기술과 컴퓨터기술 등의 매개체를 통해 감성적인 프레젠테이션을 구현해 내지 못하면 살아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바를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부터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 내는 것이 여기까지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라면서 “지난해 5개의 입찰에 참여해 4곳에서 1등, 올해는 3곳에 입찰 들어가 모두 1등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인하우스(주)는 순천향대학교와 정보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주성엔지니어링, 삼성계열사, 휴온스 등의 설계 디자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현재 공공기관과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11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 나의 행복, 나의 직원…함께 상생(相生)하는 기업

▲ 박지윤 지인디자인(주)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제가 지금 53살인데 10년 안에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벤처를 창업해 꾸릴 수 있도록 할겁니다”

박지윤 대표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확신에 찼다. 이어 나라(정부)에서 나서 청년 창업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진짜 그들이 원하는 것. 진짜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는 힘든 것이 우리나라 벤처현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드트럭과 같은 단순창업만 가능하거나 100명 중에 1명이 성공할까 말까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특히 전문기술을 갖춘 실내건축 분야의 인재들은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을 좇아 회사에 들어온 직원들이 사회생활 그리고 회사의 정서를 배우면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키워 주겠다”면서 “내달 첫 독립을 앞둔 직원에게 10년을 함께 해오면서 회사의 지분을 5% 분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직원을 생각하는 박 대표의 애틋한 마음은 이 뿐만 아니었다. 소위 ‘초짜’ 딱지를 달고 지내는 사회 초년생 1년차 직원도 차별 없이 조직 내에서 어울린다. 임원 회의 때 1년차 직원도 빠짐없이 함께 참여하며 회사의 모든 상황과 현장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유한다. 특히 박 대표는 ‘투명경영’을 내세우며 기업을 꾸려나가고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은 절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지인디자인(주) 1층은 평일에는 직원들이 회의를 하는 공간인 동시에 주말에는 직원들에게 공짜로 오픈하기도 한다. 전면개방이 가능한 창문을 열면 앞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고 바비큐 그릴과 냉장고, 블루투스 스피커, 커피머신 등 모두 구비돼 완벽한 캠핑 장소로 변한다. 누구든 주말에 미리 예약만 하면 부모님 또는 여자친구, 남자친구, 동성친구 모두 모여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직원들의 영양제까지 살뜰히 챙기는 박 대표는 “이 일은 쉽지 않다”면서 “직원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프라이드가 생기게끔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인터뷰 막바지 박 대표는 2년 동안의 고민을 털어놨다. 좋은 인재들이 많이 오는데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고 싶다는 것. 박 대표는 “현재 5억원의 자본금으로 모든 직원이 참여한 자체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 모두 직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기약 없이 나중에 잘되면 더 잘해줄게”라는 말은 의미 없다는 박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여태 해온 그대로 변함없이 밀고나갈 것”이라면서 “지인디자인(주)과 지인디자인(주)의 사람들의 5년 후, 10년 후 미래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님은 먼곳에 있을지언정 지인디자인(주)과 박지윤 대표의 행복은 가까이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