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설비 초기 투자 비용 및 운영비용(출처=KPMG)

정부와 발전 공기업들이 앞으로 농촌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뜻을 밝히면서, 관련 사업자들도 계속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태양광 발전 시설의 유지보수 및 안전 관리, 농작물 재배와 병행 시 비중 조절과 관련된 이슈들을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우선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시스템 가격과 모듈 가격은 전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부품 값이 싸지고 있는 만큼, 농민들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도 부담이 적어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은행을 비롯해 농어촌공사 등에서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농가 단위의 ‘태양광 농사’는 점점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전세계 태양광 시장은 연간 100GW(총매출 1천 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도, 중국 일대에서도 농촌 태양광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보수기술이다. 얼마 전 KPMG는 태양광 운영비 중 운전 유지 및 수선비가 투자비의 1%(연단위) 가량 되며 안전관리비나 보안 경비도 도합 4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다. 우선 농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모듈 청소다. 흙이나 모래가 기계에 묻어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한 태양광 에너지 사업자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모듈 2-3개씩 청소를 한다. 청소를 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발전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원리로 모듈 청소를 게을리 할 경우 기기 고장이 잦을 수 있다는 점도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다. 또 한 전문가는 “새가 날아 와서 태양광 집광판에 추돌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둘째 치고, 발전 설비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타워형 태양광 에너지 시설에서 관련 사고가 자주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근 IBM이 내놓은 해바라기 모형의 태양광 발전 시설과 같은 신제품에 대한 비평도 있었다. 또 다른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효율을 고려하다보니 태양의 궤적을 따라 시설이 움직이면서 빛을 받는 발전 모델인데, 1년 내내 돌다 보니 고장이 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전남 고흥의 한 태양광 발전소

농작물 재배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경우에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경남 고성군 하이면 실증단지처럼 태양광 패널 인근에 벼 등을 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남 고흥에서 ‘태양광 농사’를 짓고 있는 강 모 씨는 패널 인근에 작물을 심을 경우 오히려 온도가 서늘해지는 효과가 나서 작물의 성장 상태에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일조량이 평소의 70%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육이 더딘 것이다. 국내 모 대학의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도 “농사도, 태양광 발전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비효율적인 모델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걱정했다.

일련의 문제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발전을 하게 되면 일확천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현혹하는 업자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주도의 폐감귤농장 부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려다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하청업체에 넘기려 한 사건도 대표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개별 사업자나 조합 단위로는 태양광 발전이 어느 정도 돈을 벌기에 좋겠지만 큰 사업으로 발전하려면 기술적 난제나 수익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