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의 비밀> 윤숙희 지음, 김미경 그림, 바람의아이들 펴냄

 

이야기에는 믿음을 주는 힘이 있다. 특히 신화에는 그 힘이 더욱 커지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동화는 우리나라의 웅녀 신화를 모티프로 한다. 지리산 시골 학교로 전학 간 도시 아이 선재는 웅녀의 후손 반야를 만난다. 웅녀는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어머니로, 원래 곰이었으나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늘을 먹어 인간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선재는 걸어서 집으로 가는 반야가 버스를 탄 자신보다 마을에 먼저 도착하는 것을 목격하고, 반야가 앉았던 자리에서 검은 털을 발견하기도 한다. 심지어 반야에게 선물한 팔찌를 반달곰이 차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의미심장한 일들을 마주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반야의 비밀은 이들의 관계를 더욱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이끈다. 지리산 속을 오가며 “웅녀는 사람이 되어서 행복했을까?”라는 고민을 주고받는 반야와 선재의 모습은 독자에게 무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친구를 사귀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자연의 소중함 등 다양한 가치를 알게 해주는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