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출시하며 공개한 인공지능 '빅스비'가 한국어에 이어 영어 정복에 성공했다.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기는 했으나 영어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면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글 어시스턴트 등 경쟁자의 존재감도 상당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19일 빅스비 보이스 영어 서비스를 한국과 미국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빅스비 애플리케이션과 기능은 갤러리와 계산기, 날씨 등 10여개다. 한국어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빅스비 실험실(Bixby Labs)을 통해 다양한 시스템 구동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용방법도 동일하다. 단말기 좌측에 탑재된 빅스비 전용 버튼을 누르거나 ‘하이 빅스비(Hi Bixby)라고 부른 후 원하는 동작을 명령하면 된다.

▲ 출처=삼성전자

진정한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5월1일 서비스를 시작한 빅스비 보이스 한국어 서비스는 현재까지 1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누적으로 보면 1억5000만건 이상의 음성 명령을 수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의 저력에 영어 서비스가 탑재되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경쟁자와의 맞대결이다. 당장 구글의 인공지능인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승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탑재한 모든 기기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상태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 이용자는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자체가 일종의 개인비서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다수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서 빅스비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르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

빅스비의 등장과 구글 어시스턴트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의 치열한 안드로이드 내전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간편결제 솔루션인 삼성페이를 통해 애플페이와 맞서는 한편, 최근에는 페이팔과의 협력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이 지점에서 구글은 연내 안드로이드페이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충돌이 불가피해지고 있으며,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근본적 해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