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사옥 매각이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19일 글로벌 부동산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앞으로도 대기업과 은행 사옥 매각과 보유자산 유동화 또는 유휴 부동산의 매각 활동은 계속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상반기 서울 시내 시그니쳐타워, 하나금융그룹 보유 부동산 등을 포함하여 메가 딜들이 클로징 (거래 완료)예정이며, 2분기 기준으로 7건의 주요 오피스 거래가 클로징됐다.

저금리 등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많은 금융기관이 비용 절감과 자산 유동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KB금융지주와 같은 주요 은행들도 사옥과 유휴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금융기관들은 계속해서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보유 부동산 자산을 계속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과 보험 등의 금융업종은 금리 상승 등의 이슈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꼽히기도 한다. 

금융사들은 합병과 신규사옥 완공으로 인해 대규모 본사 통합이전도 계획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점(구 외환은행 본점) 건물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하 3층, 지상 24층에 연면적 7만4750sqm 규모에 달한다. 그룹은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투자자를 찾고 있는 가운데, 최근 9800억원을 써낸 부영그룹이 하나금융지주가 매각 중인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영그룹은 백화점과 오피스텔로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그룹은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사, 을지로에 위치한 삼성화재 본사 사옥,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사옥인 포스코 이앤씨타워까지 매입하면서 작년 최대 매수자로 떠올랐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의 을지별관 매각도 공매형태로 진행 중으로, 추가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인 유휴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신사옥이 완공되면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한편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카드 본사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하나카드 빌딩의 경우, 하나카드 이전으로 인한 공실 이슈로 인해 투자자들은 매각을 위해서는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으로 이전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본점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명동 상권의 좋은 입지여건으로 인해,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본점이 성공적으로 매각될 경우, 2020년 완공예정인 KB금융타운 신사옥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사옥들의 매각 ·매입이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코람코자산신탁에 서울 당산동 사옥을 352억원에 매각했다. 한샘은 상암동 팬택 연구개발 (R&D)센터를 1485억원에 매입하였으며, 한샘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네오위즈는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분당사옥을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메디슨도 대치동 사옥 매각을 진행 중이다. 엠디엠플러스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서 약 1400억원대로 매입예정이다. 엠디엠플러스는 삼성메디슨 대치 사옥을 향후 본사 역삼동 카이트타워에 위치한 계열사의 통합사옥으로써 사용할 예정이다.

하이트 진로는 유경 PSG 자산운용에게 서초 사옥을 1800억원에 매각헸다. 하이트 진로 사옥 매입금중 일부는 공모펀드를 통해 모집했다. 하이트 진로 서초사옥 부동산 공모펀드는 하이트 진로가 15 년 이상의 잔존 임차계약 기간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NC타워2는 이지스 자산운용을 우선협상자로 선택하고 약 1700억원 규모로 매각이 진행 중이다. 이지스 자산운용은 쿠팡 이탈로 인한 공실 해결을 위해 공유오피스 서비스 업체인 패스트 파이브와 임대차 계약을 완료헸다. 최근 위워크,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오피스 서비스 업체의 오피스 수요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 공실 해소와 매각 등의 거래에 공유오피스 서비스 업체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한편 준공 예정인 주요 빌딩의 선매각 체결이 이루어지면서 개발 중인 사이트나 예정지에 대한 투자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인베스코가 마제스타시티 오피스 B동을이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선매입했고,  A동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선매각이 진행 중이다.

과거 여러 차례 매각시도가 무산되었던 옛 여의도 MBC 본사 사옥부지도 매각이 진행 중이다. 신영, NH 투자증권, GS 건설 컨소시엄이 MBC 여의도 부지 개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디벨로퍼 등 부동산 투자자들이 대형 개발사업부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라면서 "임차인 위주의 시장 속에서 안정적인 임차인 확보가 여전히 딜클로징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해외 자산 투자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동시에 리테일과 물류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도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