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국 내 가전제품 시장공략 거점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가 급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내 주요언론은 22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지역에 3억달러를 투자,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지역정부와 막바지 조율만 남은 상태다.

뉴베리 부지는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떠나면서 조만간 폐쇄할 예정인 발전기 조립공장이다. 찰스턴 항구에서 150마일 떨어져있기 때문에 물류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다. WSJ은 삼성전자의 뉴베리 투자로 약 5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정식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첫 한미정상회담을 치르는 다음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뉴베리 공장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중심 일자리 창출 공약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에 바탕을 둔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내세우며 국내외 기업을 압박해왔다. 미국 중서부 러스트 벨트 블루칼라 백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상태에서,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국기업의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 포드는 멕시코 공장 설립을 포기하기도 했다.

다음은 미국시장에 진출한 해외기업이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트위터를 통해 일본 도요타가 멕시코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에 팔려면 큰 관세를 감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국기업 압박에 이어 외국기업을 대상으로도 "미국에서 장사하려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라"고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월2일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공식입장 발표가 나오기 전  직접 트위터를 통해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는글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초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공장 설비를 확장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나름의 투자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별도의 가전공장을 미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미국 내 가전공장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는 게  정설이다. 노련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방 맞은 셈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적극 미국 가전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가운데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앨라배마주를 두고 고민했고, 결국 지리적 이점과 지역정부의 인센티브 등을 고려해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게 아니라 캐터필러의 생산라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도 삼성전자에겐 매력적이었다는 말도 나온다.